강원 공무원 경쟁률 10년 새 ‘반토막’⋯퇴사율도 급증
  • 스크롤 이동 상태바

    강원 공무원 경쟁률 10년 새 ‘반토막’⋯퇴사율도 급증

    올해 제1회 시험 평균 경쟁률 7.2대 1
    실제 응시률 고려하면 경쟁률은 더 낮아
    낮은 임금, 공무원 연금 축소 등 원인
    최근 3년 새 공무원 17.2% 의원면직

    • 입력 2024.04.05 00:01
    • 기자명 진광찬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강원특별자치도 공무원 임용시험 평균 경쟁률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 대비 낮은 연봉과 경직된 조직문화 등으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공무원 기피’ 현상이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젊은 공무원 퇴사율은 높아지면서 현장에선 행정 공백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강원자치도가 최근 고시한 2024년도 제1회 강원특별자치도 공무원 임용시험 접수현황(4월 1일 기준)을 보면 808명을 선발하는 시험에 5829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7.2대 1이다.

    최근 몇 년 새 강원도 공무원 경쟁률은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2010년 중후반대까지만 해도 공무원 열풍이 불면서 줄곧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2019년 이후 한 자릿수로 내려왔다.

    실제 2013년 16.7대 1이었던 공무원시험 경쟁률은 2019년 9.52대 1, 2022년 8.85대 1로 내려가고 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경쟁률이 반토막 난 셈이다. 이는 접수 인원으로 따진 경쟁률로 평균 필기시험 응시율이 4분의 3 정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경쟁률은 더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강원특별자치도 공무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공무원 선발 시험장의 모습. (사진=인사혁신처)
    강원특별자치도 공무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공무원 선발 시험장의 모습. (사진=인사혁신처)

     

    공무원 임용시험 경쟁률이 낮아지는 이유는 낮은 임금과 공무원 연금 축소, 악성 민원에 대한 부담 등이 꼽힌다. 9급 초임 공무원의 기본급은 187만7000원이다. 월봉으로 따지면 최저임금(206만원)보다 적다. 정액 급식비 등 각종 수당이 붙는다지만, 각종 세금을 공제하면 거의 본봉에서 큰 차이가 없다.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던 연금도 개혁을 거치면서 기여금 부담률은 상승하고, 지급액은 하락했다. 공직사회에서는 차라리 국민연금을 내고 퇴직금을 받겠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탈자도 크게 늘고 있다. 도청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강원도와 도내 18개 시군 채용인원 3875명 가운데 665명이 의원면직(퇴사)했다. 퇴직률로 따지면 17.2%로 공직자 6명 중 1명이 일한 지 3년도 채 되지 않아 그만뒀다는 의미다.

    도내 한 저연차 공무원은 “오랜 기간 공부 끝에 어렵게 합격했지만, 임금 자체가 적은 데다 노후 보장이라는 장점마저 사라져 평생직장이라고 생각할 수 없다”며 “주변에 공무원을 하다가 공사나 공기업으로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신성호 도청노조위원장은 “시간이 갈수록 경쟁률은 계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퇴사 인력이 늘어나면 맡는 업무량이 늘어나고, 이는 행정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8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