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 7명 세뱃돈 손 떨리네”⋯설 앞둔 직장인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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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카 7명 세뱃돈 손 떨리네”⋯설 앞둔 직장인 ‘한숨’

    설 앞두고 세뱃돈 걱정 큰 직장인들
    월세 내고, 가스비 줄이고⋯상여금 모아두기도
    “고등학생·대학생은 5~10만원 적당” 설문조사

    • 입력 2024.02.10 00:01
    • 수정 2024.02.13 00:11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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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예전 5만원이 지금 5만원이랑 가치가 다르잖아요”

    춘천시 효자동에 사는 50대 직장인 기모씨는 설 명절을 앞두고 한숨이 나왔다. 연휴에 집으로 찾아올 조카 7명에게 줄 세뱃돈 마련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이제 돌 지난 아기부터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줘야한다. 한 명당 5만원은 적게 느껴져 중학생 3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10만원씩 주기로 했는데 계산해보니 예상 비용이 55만원이나 됐다.

    어머니를 모시고 큰 집에 사는 기씨는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데만 이미 30만원 가량 지출했다. 그는 “세뱃돈 자체만으로 큰 부담감이 느껴진다. 한꺼번에 많은 현금이 나가는 것에 대비해 지난해 받은 상여금을 모아놨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 같아서는 서로 안 주고 안 받고 싶지만, 젊은 사람이면 모를까 서로 자식들이 있다 보면 그게 잘 안된다. 혹시나 세뱃돈을 안 주면 속으로 흉볼 것 같아 사실상 의무처럼 챙기게 된다”고 털어놨다. 

    자녀가 없는 새내기 직장인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2년 차 직장인 곽씨(32·후평동)는 설을 앞두고 세뱃돈 마련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조카 3명에게 줄 세뱃돈은 대략 30만원인데 회사에서 명절 상여금도 안 나왔기 때문이다. 곽 씨는 “자취방 월세에 겨울철 가스비까지 들어갈 돈이 많아 외식을 줄이면서 최대한 아꼈다”고 말했다.

    곽씨는 여유롭지 못한 형편이지만 1명당 세뱃돈은 10만원으로 정했다. 그는 “요즘 물가를 고려하면 5만원은 적다고 느껴져 10만원씩 주기로 했다”며 “주고 마음 불편해하는 것보다 차라리 더 주자는 마음으로 무리했다”고 말했다.
     

    (그래픽=롯데멤버스·Lime)
    (그래픽=롯데멤버스·Lime)

     

    물가가 무섭게 오르다보니 ‘세뱃돈 물가’마저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고물가 시대 얇아진 지갑사정에도 여전히 10만원대의 세뱃돈을 줘야 한다는 인식이 높았다.

    실제 지난달 롯데멤버스가 ‘세뱃돈으로 얼마가 적정한지’ 20대 이상 남녀 2000명에게 물었더니 취업 전 성인과 결혼 전 성인에게 세뱃돈으로 10~20만원 정도를 생각하는 이들이 각각 33.8%, 31.6%로 나타났다. 유아동 및 초등학생에게는 1~3만원(37.1%), 중학생에게는 3~5만원(39.6%), 고등학생과 대학생에게는 5~10만원(각 45.8%, 37.2%)이었다. 언제까지 주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34.7%로 가장 높게 나왔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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