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65억 들인 강원 청소년올림픽 메타버스 “청소년 못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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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65억 들인 강원 청소년올림픽 메타버스 “청소년 못쓴다”

    • 입력 2024.01.23 00:09
    • 수정 2024.02.06 17:26
    • 기자명 한재영 국장·이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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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강원자치도가 메타버스 ‘버츄얼 강원’을 출시했습니다. 사업비 65억원이 투입된 버츄얼 강원은 가상세계에서 세계 청소년이 동계스포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간의 제약 없는 소통으로 우정과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대회 주인공인 청소년이 버츄얼 강원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이폰에서는 17세 이상만 버츄얼 강원 다운로드가 가능하도록 설정됐기 때문입니다. 강원자치도는 경품 이벤트로 인해 부모 동의를 받고 이용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고 해명했지만, 청소년을 위한 대회를 알리는 플랫폼 이용에 청소년들이 제약을 받는 것은 사업 효율성, 타당성 등의 검토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정욱 기자 cam2@mstoday.co.kr]

    [확인=한재영 데스크]

     

    19일 개막해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일원에서 열리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

    지구촌 청소년들의 스포츠 축제로 전 세계 78개국에서 1800여명이 참가했습니다.

    ‘우리 빛나자’를 주제로 펼쳐진 개막식처럼 세계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통해 소통하며 우정과 꿈을 키우는 기회.

    강원특별자치도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가상세계에서 대회 취지를 더욱 알리고 청소년들의 소통과 체험의 장을 확대하기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 ‘버츄얼 강원’을 선보였습니다.

    65억원을 들어 제작된 ‘버츄얼 강원’은 한국어와 영어 등 6개 국어를 지원하고, 경기장 모습을 구현하는 것은 물론 아바타를 만들어 스키점프와 컬링 등 미니게임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회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은 해당 플랫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습니다.

    버추얼 강원은 PC와 안드로이드, IOS(애플) 3개 버전으로 출시됐지만, 미국 10대 청소년 90% 이상이 쓸 정도로 청소년 선호도가 높은 IOS 버전은 이용 가능자가 17세 이상으로 제한됐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길진국 강원특별자치도 미래산업국 디지털콘텐츠 팀장]
    “IOC 측에서 권고사항으로 요구한 거예요. (메타버스 내) 이벤트 경품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저희도 몰랐는데 경품이 현금, 현물이나 이런 게 들어가면 미성년자들은 무조건 부모님의 동의가 있어야 가능하다⋯.”

     

    IOS 규정에 명시된 17세 이상 다운로드 가능 앱은 ‘저속한 내용 담긴 만화 또는 사실적인 폭력 장면, 성적인 내용, 선정적이거나 잔혹한 내용 등이 담긴 콘텐츠가 포함돼 있을 수 있다’고 안내됩니다.

    강원자치도가 올림픽 홍보를 위해 제작한 버츄얼 강원의 내용과 올림픽 홍보를 위한 게임, 노트북 등의 경품이 해당하는지는 미지수입니다.

    또 강원자치도는 보호자 인증만 받으면 IOS버전도 사용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취재진 확인 결과 미성년자의 계정으로는 다운로드 자체가 불가했습니다.

    [SYNC-애플 고객센터]
    “계정 자체가 미성년자 계정으로 등록하고 로그인이 돼 있기에 자녀분의 계정으로는 다운로드가 불가하실 거예요. 원칙상 되지 않는 거기 때문에···. 성인분 정보로 로그인하셔야 해요. 보호자분 성인 정보로 계정을 새로 생성해서 로그인 한 다음 앱 다운로드···.”

     

    이런 이유 등으로 대회가 시작되기 전 베타버전이 출시됐고 현재까지 누적 가입자가 2500명에 달한다는 버츄얼 강원의 가상공간은 1시간 가량 이용해도 만나는 접속자가 10명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아이폰 사용 청소년]
    “(부모인증 등이 필요하면) 일단 안 깔 것 같고요. 왜냐하면 귀찮기도 하고 부모님한테 인증받는 것도 힘들고 신경 쓰이기도 해요.”

    [인터뷰-성시경 단국대학교 공공정책학과 교수]
    ”홍보를 한다고 했을 때 타깃층이 있을 거잖아요.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기술적으로 고려가 안됐기 때문에···사전에 사업 타당성이라던가 경제적 타당성, 기술적 타당성을 잘 확인하고 그에 맞춰서 사업이 진행해야 하는데 그렇게 안 했다는 측면이 보이는 거죠.”

    지난해 10억원 가량을 들이고도 이용률이 3% 정도에 그쳐 사실상 실패한 앱이자 예산낭비의 지적을 받았던 전북 새만금 세계잼버리 메타버스.

    제2의 잼버리 사태가 나지 않도록 보완과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MS투데이 한재영(촬영‧편집 이정욱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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