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손흥민 되고파요” SON축구아카데미 꿈나무들의 새해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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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의 손흥민 되고파요” SON축구아카데미 꿈나무들의 새해 소망

    MS투데이, SON축구아카데미 용띠 유소년 선수 인터뷰
    학년·지역 달라도 축구에 대한 꿈은 같아
    완도·시흥·남양주 등 각지서 춘천으로 모여
    어린 나이에도 롤모델·드림팀 정하고 꿈꾸는 소년들

    • 입력 2024.01.01 00:05
    • 수정 2024.01.08 00:10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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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만난 초등부 유소년 선수들이 손흥민의 '찰칵'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양지호군, 백서준군, 장주영군, 안도겸군, 김준서군, 이효준군, 위하늘군, 고은후군, 최민재군. (사진=이정욱 기자)
    SON축구아카데미에서 만난 초등부 유소년 선수들이 손흥민의 '찰칵' 세러머니를 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양지호군, 백서준군, 장주영군, 안도겸군, 김준서군, 이효준군, 위하늘군, 고은후군, 최민재군. (사진=이정욱 기자)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함께 뛰고 싶어요” “레알 마드리드에 가고 싶어요” “케빈 더 브라위너처럼 패스를 잘하고 싶어요” “엘링 홀란같이 키가 크면 좋겠어요”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수 있겠지만, 이름도 어려운 외국인 축구선수와 팀을 자신의 롤모델과 드림팀으로 정한 친구들은 2012년생 용띠 초등학생이다. 이 아이들은 춘천 ‘SON(손)축구아카데미’에서 자신들의 미래를 펼치기 위해 매일매일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한파가 몰아치는 날씨에 볼이 빨개지거나 말거나, 코를 훌쩍이며 공을 찬다. 이 아이들은 또래처럼 만화와 장난감을 좋아할 나이지만,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이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손흥민을 배출한 춘천은 대한민국 명실상부한 축구 꿈나무들의 성지로 거듭났다. 전국 곳곳에서 SON축구아카데미를 찾는 유소년 선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춘천에서 500여km 떨어진 전남 완도부터 경기 시흥, 남양주, 제주도까지 오롯이 축구선수라는 꿈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이 춘천으로 왔다.

    2024년 갑진년을 맞아 SON축구아카데미에서 한 겨울에도 뜨거운 땀을 흘리고 있는 용띠 유소년 선수 위하늘(12)군과 미래 꿈나무들을 만나 새해 소망을 들어봤다.

    주로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유소년 선수를 가르치는 SON축구아카데미에 입학하려면 필수 조건이 있다. 학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축구를 시작했다는 하늘이가 살던 곳은 전남 완도다. 원래는 주말마다 수백키로를 오가며 아카데미를 다녔지만, 세계적인 축구 선수가 되겠다는 집념 하나로 얼마전 온 가족 모두 춘천시민이 됐다. 실제 이곳에 입학한 아이들의 중 열에 아홉은 다른 지역 출신이다.

     

    SON축구아카데미 유소년 선수 위하늘(12)군이 힘차게 볼을 차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SON축구아카데미 유소년 선수 위하늘(12)군이 힘차게 볼을 차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어린 나이에 전학 오면서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 하고 학업과 운동도 병행하는 만큼 힘들 법도 하지만, 하늘이는 춘천에 온걸 누구보다 행복해한다. 가장 좋아하는 축구를 제대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휴식 시간이면 또래 아이들과 함께 깔깔대며 웃다가도 운동장에 들어서 공만 잡으면 표정이 달라진다. “춘천 친구들이 착하고 잘해줘서, 학교 다니는 것도 괜찮고 축구 하는 게 힘들지는 않아요. 재밌어요.”

    하늘이는 패스와 수비로 전환하는 훈련을 가장 좋아하는데, 새해 목표는 더욱 정확하게 패스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SON축구아카데미에 오기 전까지는 볼을 다룰 때 앞을 잘 보지 않는 습관이 있었는데, 이제 앞을 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패스도 더 잘 돼요.”

    하늘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스페인 최고 수비수’ 세르히오 라모스(세비야·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코리안 몬스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다. 해외로 진출해 세계를 대표하는 중앙 수비수이자 한국 국가대표로 뛰는 게 하늘이의 최종 목표다. ‘직속 선배’ 손흥민에게 배우고 싶은 점은 슈팅이다. “라모스와 김민재를 보면 그냥 듬직해요. 체격도 좋고 수비도 잘하고 헤딩도 잘하잖아요. 손흥민은 빠르고 슈팅이 세니까 그래서 닮고 싶어요.”

     

    SON축구아카데미 유소년 선수 위하늘(12)군이 볼 리프팅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SON축구아카데미 유소년 선수 위하늘(12)군이 볼 리프팅을 하고 있다. (사진=이정욱 기자)

    손흥민 역시 이 곳 춘천에서 아버지 손웅정 감독과 함께 보낸 유소년 시절이 세계적인 선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디딤돌이었다. 특히 손 감독이 손흥민을 포함한 아카데미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교육하는 것은 ‘인성’이다.

    하늘이 역시 운동장 안팎에서 겸손하고 성실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었다. 운동장에 도착해 가방과 윗옷을 놓을 때도 직접 차곡차곡 개어 올렸다. “옷을 개는 법도 코치님들이 다 알려주셨어요. 항상 꾸준하게 노력하고 겸손하고 성실해야 한다고 알려주세요.”

    하늘이 아버지 위승현(48)씨는 “하늘이가 축구를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 해서 완도에서 하던 생업을 정리하고 춘천으로 왔다”며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살아서 하늘이가 이곳저곳으로 많이 옮겨 다녀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하늘이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시켜주려 한다”고 말했다.

    SON축구아카데미에 입단해 제2의 손흥민을 꿈꾸는 초등부 학생들은 15명 정도다. 하늘이와 함께 운동하는 친구들도 학년과 지역은 다르지만, 축구선수라는 꿈 하나로 춘천에 모였다. 훈련이 시작되자 축구공을 하나씩 잡고 리프팅(공을 떨어뜨리지 않고 차올리는 훈련)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매서운 추위도 잊은 듯했다.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제2의 손흥민을 꿈꾸는 김준서·김려욱·이효준·최민제(12)·안도겸(11)·장주영(10)군. (사진=이정욱 기자)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제2의 손흥민을 꿈꾸는 김준서·김려욱·이효준·최민제(12)·안도겸(11)·장주영(10)군. (사진=이정욱 기자)

     

    다른 유소년 선수들도 나이는 어리지만, 새해를 맞아 더욱 발전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도 크다. 제주도에서 왔다는 김준서(12)군은 가고 싶은 팀으로 잉글랜드 맨체스터 시티를 콕 집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케빈 더 브라위너예요. 정말 절묘하게 공간을 꿰뚫는 시야를 가졌잖아요. 그 패스 한방으로 많은 선수에게 어시스트하고 결정 지을 때는 과감한 그런 모습을 닮고 싶어요.”

    “아웃사이드로 리프팅하는 걸 500개 하고 싶다”는 안도겸(11)군과 “내년에는 더욱 리프팅하는 자세를 완벽하게 만들고 싶다”는 최민재(12)군은 기본기 향상을 다짐했다. “경기를 뛸 때 페널티킥을 안 내주고 퇴장도 안 당하고 싶다”는 김려욱(12)군과 “흥민이 형이나 메시처럼 정말 빠른 선수가 되기 위해 스피드를 더 키우겠다”는 장주영(10)군도 다부진 목표를 세웠다.

    이 아이들의 구체적인 목표는 조금씩 다르지만, 한 가지 새해 소망은 모두 같다. 내달 8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나는데, 그곳에서 열리는 일본 유소년 아카데미와의 친선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효준(12)군은 “원래 전지훈련으로 일본을 가는데, 계속 져서 아쉬웠어요. 이번에는 연습한 부분을 제대로 보여주고 이기고 싶어요”라고 다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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