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과 증언으로 보는 춘천이야기] 춘천닭갈비와 춘천 ③춘천닭갈비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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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록과 증언으로 보는 춘천이야기] 춘천닭갈비와 춘천 ③춘천닭갈비의 현재와 미래

    • 입력 2023.12.07 00:00
    • 기자명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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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허준구 춘천학연구소장

    춘천의 명동 닭갈비골목은 1970년대 형성된 지역 대표 상권으로 50년 역사의 맥을 이어오고 있다. 춘천지역 닭갈비골목은 1970년대부터 아파트를 중심으로 조성된 부도심에 1980년대 후반 닭갈비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곳곳에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명동 닭갈비골목은 1980년대 초 가게가 20여개로 늘어났는데, 명동을 방문한 시민과 관광객이 으레 마을 사랑방을 들르듯 찾는 공간이었다.

    춘천닭갈비는 1980년대 중반부터 신문이나 여행안내 서적, TV 등 언론매체에 등장하면서 춘천의 대표 향토 음식으로 인식돼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주말이면 주민과 관광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아시안게임(1986년)과 서울올림픽(1988년)을 치르며 행한 조사연구를 통해 막국수 가게 4곳과 명동 골목 닭갈비가게 4곳이 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됐다.

    2000년대에는 외국 관광객에게까지 인기를 얻었다. 2002년 1월 배용준, 최지우 주연의 춘천 배경 드라마 ‘겨울연가’가 20회 방영되고, 2003년 4월 일본 NHK에서 ‘겨울소나타(겨울연가의 일본어 제목)’로 방영되면서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명동 거리는 관광객으로 넘쳐났고 닭갈비골목도 손님으로 가득했다. 당시 한번에 2000명 이상의 일본 관광객이 명동 거리와 닭갈비 골목을 메울 정도였다. 1999년 일본 도쿄에 ‘춘천 닥가루비’라는 닭갈빗집이 생긴 이후 2001년 오사카와 나고야, 교토 등 일본 내에 13개의 지점이 형성돼 성업(중앙일보 2001. 6. 27.)하는 등 춘천닭갈비의 인기가 뜨거웠다. 

    2009년 서울춘천고속도로 개통을 시작으로 2010년 경춘선 복선 전철, 2012년 ITX-청춘 열차가 연결되면서 춘천과 수도권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겨울연가 이후 다소 주춤했던 관광객은 다시 급증했다. 여기에 2009년 명동 닭갈비골목에 조형물을 설치하고, 정비하는 등 홍보가 더해졌다.

    몇몇 닭갈비가게에서는 후식으로 막국수 메뉴를 추가하고 숯불닭갈비를 취급하는 등 닭갈비와 막국수를 함께 즐기거나 숯불닭갈비를 맛보고자 하는 소비자 욕구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시내 곳곳에 자리한 후평동 닭갈비골목, 온의동 닭갈비거리, 남춘천역 뒤 닭갈비골목 등에도 손님과 관광객이 꾸준히 늘어나며 번창해갔다.

    1995년 1월 춘천시와 춘천군이 행정구역을 통합하면서 신북읍 소양강댐 상권이 춘천으로 편입, 춘천닭갈비 영토가 확장됐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소양강댐 건설이 한창이던 1960년대 중반 유포리막국수, 1970년 초 샘밭막국수가 문을 열며 상권의 터전을 닦았다. 2000년대 초반에 들어서며 몇몇 유명 닭갈비가게 분점이 이곳에 들어섰고 강산숯불닭갈비, 통나무집닭갈비 등이 개업하면서 ‘소양강댐 막국수 닭갈비 거리’가 형성됐다. 최근에는 소양강과 북한강지역에 신흥 카페들이 개업하면서 소셜미디어(SNS)를 타고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고 있다.

    근래 숯불 닭갈비를 애호하는 층이 늘어나며 낙원동 골목에 숯불 닭갈비가게가 늘고 있다. 낙원동 닭갈비 상인들은 자신들만의 영업 방식, 조리 방법, 요리재료를 개발해 시대 흐름에 대응하고 자신만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원조 숯불닭갈비 재건에 나서고 있다.

    춘천닭갈비는 전국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명성을 얻고 있으며, 미국 CNN방송에서 선정한 ‘한국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 10가지’ 중에 하나로 당당히 성장했다. 여기에 춘천시는 매년 닭갈비와 막국수 축제를 후원하고 있다. 춘천막국수축제와 춘천닭갈비축제는 2008년 통합 운영, 현재 춘천막국수닭갈비축제로 16회를 맞으며 춘천 대표 향토 음식 축제로 성장했다. 

    막국수닭갈비축제가 미래 한국을 대표할 음식축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축제의 정체성 확립, 다양한 콘텐츠 개발, 현장 판매 중심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문화로 전환, 음식을 콘텐츠로 하는 대표(킬러) 프로그램 개발, 지역산업화에 기여 등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혹자는 춘천닭갈비가 서민이 먹기에 부담스러운 음식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식자재 가격 상승에 원인이 있기는 하지만, 서민 음식이라는 브랜드에 걸맞은 메뉴 개발과 눈높이에 맞는 가격대를 고민할 시점은 아닐까? 여하간 춘천닭갈비가 춘천의 대표 음식 브랜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고 나아가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대표 음식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허준구 필진 소개
    -춘천문화원 춘천학연구소 소장
    -춘천시 문화도시 정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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