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치킨도 맛있어” 고물가에 냉동식품 ‘역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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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냉동치킨도 맛있어” 고물가에 냉동식품 ‘역습’

    치킨·피자 등 프랜차이즈 업계 내리막
    가격경쟁력 떨어지자 간편식 수요↑
    가성비 앞세운 냉동 치킨·피자 인기
    냉동 기술 발달로 제품 질도 향상

    • 입력 2023.11.29 00:01
    • 수정 2023.12.02 22:45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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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효자동에서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던 A씨는 올해 장사를 접었다. 매장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기도 했지만, 매출이 급감해 더는 영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매출이 서서히 줄자 아르바이트생을 모두 돌려보내고 혼자 일했지만, 폐업 전 몇 달간은 인건비조차 나오지 않았다.

    A씨는 “계육, 파우더, 기름 등 재료비와 배달 대행 수수료까지 오른 데다 집에서 치킨이나 피자 등 배달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간편 제품들이 많이 나오면서 하루에 주문이 한 건조차 없었던 날도 있었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물가 상승에 치킨과 피자 등 대표 배달음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가성비를 내세운 냉장·냉동 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고물가에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데다 냉동 기술 발달로 식품의 맛도 좋아져 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프랜차이즈 시장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 올해 3분기 매출액은 11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 감소했다. 도미노피자 운영사인 청오디피케 지난해 매출은 2071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7.3%, 93% 급감했다.

    매출 감소 원인으로는 가격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치킨·피자업계 선두주자인 교촌치킨과 도미노피자는 최근 2년간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교촌치킨은 지난 4월 주요 메뉴 가격을 3000원 인상했고 도미노피자도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제품 가격을 1000원 가량 올렸다.

     

    28일 춘천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냉동치킨을 집어들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28일 춘천의 한 마트에서 소비자가 냉동치킨을 집어들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배달료까지 합치면 치킨은 3만원, 피자는 4만원 시대가 열리면서 소비자들은 상대적으로 싼 냉동·냉장 간편 식품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냉동 치킨·피자는 프랜차이즈 제품 대비 3분의 1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식품업계가 경쟁하듯 저렴한 간편식을 내놓는 이유도 기존 프랜차이즈 시장 침체가 주요한 것으로 풀이된다. 

    춘천의 한 마트에서 만난 주부 양모(52)씨는 “성장기인 아이를 둘 키우고 있는데, 치킨이나 피자를 한 번 시키면 5만원은 이상은 들어 부담된다”며 “최근에는 시켜 먹어야만 했던 음식들이 저렴한 간편식으로 출시돼 자주 구매하는데, 전문점이랑 맛 차이가 크게 없다”고 말했다.

    가격 비교 서비스 다나와가 지난 1~4월 온라인에서 거래된 즉석 가공·냉동식품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뼈 포함 치킨’과 ‘순살 치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4%, 68% 증가했다. CJ제일제당 냉동치킨인 ‘고메 소바바치킨’은 출시 6개월 만에 매출 300억원을 기록했다. 오뚜기 피자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기준 1억개를 돌파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냉동식품은 맛이 없다는 편견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에어프라이어가 보편화하면서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의 폭도 점점 더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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