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는 ‘미분양 무덤’인데 춘천은 ‘활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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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는 ‘미분양 무덤’인데 춘천은 ‘활황’, 왜?

    분양 열기 뜨거운 춘천은 미분양 물량 적어
    공급 과잉으로 물량 쏟아진 원주 2100세대
    일부 단지는 2000만원 할인 분양 나서기도
    춘천 미분양관리지역 경험, 장기 정책 필요

    • 입력 2023.11.08 00:01
    • 수정 2023.11.10 08:11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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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특별자치도 내 분양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춘천은 분양만 했다 하면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지만, 원주는 물량이 계속 쌓이면서 도내 전체 미분양 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다.

    강원특별자치도의 미분양 주택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강원지역 미분양 주택은 3958세대로, 전달(3728세대) 대비 230세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지역별로 보면 춘천은 139세대, 강릉은 294세대로 비교적 미분양 물량이 적었으나, 속초는 670세대, 원주는 무려 2175세대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외에 평창은 335세대, 양양은 149세대가 미분양으로 잡혔다.

    춘천은 집이 지어진 뒤에도 팔리지 않아 ‘악성미분양’으로 분류되는 물량이 61세대(동면 장학리 부영아파트), 일반 미분양은 78세대에 불과하다. 이중 온의동 삼부르네상스 더테라스 미분양이 9세대,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효자동 하우스디가 69세대로 추산된다.

    반면, 원주는 2175세대로 전월(1870세대)과 비교해 305세대 늘었다. 각 업체에서 구체적인 자료를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소위 ‘브랜드 아파트’로 불리는 대형 건설사 단지에서도 미분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단지는 정상가격에서 2000만원을 할인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지 않다.

    도내 지역간 양극화가 심화된 이유는 입지와 가격, 경기 둔화 우려 등 복합적인 요인도 있지만, 공급 시기와 물량 속도 조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게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춘천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반면, 원주는 지난해부터 물량이 쏟아지면서 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났다.

     

    한동안 공급이 적었던 춘천에서 분양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원주는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한동안 공급이 적었던 춘천에서 분양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원주는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실제 춘천은 2021년 하반기 이후 최근 2년간 대규모 단지 공급이 없었다. 최근 삼천동 레이크시티 아이파크(874세대), 소양로2가 더샵 소양스타리버(1039세대), 동면 만천리 금호어울림 더퍼스트(543세대) 등 2456세대가 분양됐다.

    원주의 경우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관설동 반도유보라 마크브릿지(476세대), 무실동 제일풍경채(997세대), 원동 두산 위브 더제니스 센트럴 원주(1167세대), 관설동 힐스테이트 레스티지(975세대), 반곡동 유승한내들 더스카이(386세대), 반곡동 롯데캐슬 시그니처(922세대), 관설동 원주 동문 디이스트(873세대), 판부면 e편한세상 원주 프리모원(572세대), 단구동 원주 자이센트로(970세대) 등이 공급됐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지방 외지인 투자자 수요가 줄어든 마당에 무려 9개 단지에서 7338세대에 달하는 신축 물량이 쏟아지자, 지역 내 실수요자들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인구 수와 비교해보면, 춘천(28만6938명)은 108명당, 원주(36만871명)는 49명당 1세대의 신축 아파트가 공급된 셈이다.

    춘천의 한 공인중개사는 “원주는 과잉 공급으로 신규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분양가도 춘천보다 낮은 수준에 형성됐다”며 “춘천은 한동안 공급 부족으로 신축 수요가 폭발한 만큼, 정상적인 부동산 시장이 작동하기 위해선 적정한 규모의 주택 공급 물량을 추산하고 조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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