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전 매화, 현대에 피어나다⋯최영식 화백 ‘우안매화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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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0년 전 매화, 현대에 피어나다⋯최영식 화백 ‘우안매화전’

    우안 최영식 화백 ‘우안매화전’ 춘천서 열려
    매화 작품으로만 구성된 보기 드문 전시회
    추월 남옥 선생 시 영감 얻은 작품 등 68점

    • 입력 2023.10.13 00:01
    • 수정 2023.10.13 15:01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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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안 최영식 화백이 강릉 오죽헌 율곡매를 그린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우안 최영식 화백이 강릉 오죽헌 율곡매를 그린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조선시대 문인인 추월 남옥 선생의 매화 시가 우안 최영식 화백의 손에서 되살아났다.

    우안 최영식 화백 매화 기획작품전 ‘우안매화전(牛眼梅畵展)’이 오는 15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소나무 화가로 알려진 최영식 화백이 매화 그림만으로 갖는 개인전은 화업 50여년만에 처음이다. 매화만을 소재로 한 작품전은 강원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도 극히 드물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과거와 현재의 두 예술인의 시대를 넘나드는 조우다. 18세기 문인인 추월 남옥 선생은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갔을 당시 2000여수의 시를 지어 일본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문사라는 찬사를 받은 인물이다. 그가 매화 분재인 분매를 감상하며 지은 시는 40수에 달한다. 매화시는 화분이라는 제한된 공간에 갇힌 매화의 모습에 서얼 출신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가진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처연하게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안매화전(牛眼梅畵展)’이 오는 15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우안매화전(牛眼梅畵展)’이 오는 15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매화는 소나무 화백으로 알려진 최 화백에게도 의미가 있는 소재다. 최 화백은 1974년 열린 제23회 국전 문인화부에서 묵매로 입선했다. 이어 산수화로 백양회 공모전, 제4회 강원도전 등에서 잇따라 수상하면서 화업이 현재까지 이어졌던 덕에 최 화백은 매화가 ‘운명적인 소재’라고 말한다. 이후 그는 수없이 매화 그림을 그려왔지만 공식적인 전시에서 선보이는 일은 드물었다. 한희민 한문학 박사를 통해 남옥 선생의 매화시를 알게 되면서 매화 개인전을 열게 됐다.

    남옥 선생의 매화시를 주제로 한 작품은 모두 27점. 모든 작품에 남옥의 시임을 알리는 글들을 상세히 적어 단순히 영감을 얻은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다양한 매화의 모습은 때로는 힘주어 두껍게, 때로는 가냘프고 얇게 적어내린 시구들과 한몸처럼 어우러진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 68점이지만 비슷한 매화 그림은 단 한 점도 존재하지 않는다. 전시에서는 남옥 선생의 시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 뿐 아니라 1990년대부터 작업해온 다양한 매화 작품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아름다움이 전해지는 매화 작품부터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작품까지 다양하다. 우리나라 4대 매화 중 하나인 천연기념물 강릉 오죽헌 율곡매와 매화 사랑이 남달랐던 퇴계 이황의 글 등 실제 매화를 사생한 작품들도 다수 볼 수 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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