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특수도 없었다”⋯영화관 외면하는 관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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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연휴 특수도 없었다”⋯영화관 외면하는 관객들

    추석연휴 강원 관객 수 5만여명 불과
    팬데믹 한창이던 지난해 절반 수준
    티켓비 1만5000원, 4년 새 35% 인상
    OTT보다 뒤처지는 콘텐츠도 지적

    • 입력 2023.10.11 00:01
    • 수정 2023.10.15 00:04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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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장가 대목이라 불리는 추석 연휴기간 영화업계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비상이 걸렸던 지난해 추석보다도 관객 수가 절반가량 더 줄었기 때문이다. 팬데믹과 함께 치솟은 영화 티켓값이 대중들의 영화 소비 습관의 변화를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강원지역 극장을 찾은 전체 관객 수는 5만8360명이다. 지난달 28일부터 추석 연휴에 개천절까지 이어진 엿새짜리 황금연휴를 맞아 주목받은 한국영화가 3편이나 개봉했지만, 영화관으로 향하는 발길은 저조했다.

    이는 팬데믹 여파로 침체를 겪었던 지난해 추석 연휴(9만2655명)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엿새간 이어진 황금연휴에 극장을 찾은 관객 수가 코로나19 유행이 한창이던 지난해 추석 때 집계된 수치보다 낮은 것이다. 2019년 추석(13만496명)과 비교하면 무려 66%나 줄었다.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영화관 관객수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비싼 티켓 요금과 콘텐츠 부족이 지적받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코로나19 엔데믹에도 영화관 관객수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비싼 티켓 요금과 콘텐츠 부족이 지적받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올 상반기만 해도 실내마스크 의무 해제 등의 영향으로 영화관 관객 수가 반짝 늘었지만,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한글날인 지난 9일에도 연휴를 맞아 공원 등은 나들이객으로 붐볐지만, 영화관은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춘천 한 영화관에서 상영된 ‘천박사 퇴마 연구소’는 한 회차에 153개 좌석이 열렸지만, 판매된 좌석은 20개에 불과했다. 영화관 직원은 “주말이나 공휴일이어야 이 정도의 관객들이 찾지, 평일에는 한 회차에 1~2명만 예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극장가가 빈공을 겪고 있는 이유는 비싼 티켓 가격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성장이 원인으로 꼽힌다. 춘천지역 주요 영화관 1인당(2D 기준) 평균 관람료는 평일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이다. 2019년까지만 해도 평일 1만원, 주말 1만1000원이던 영화 티켓 가격이 4년 새 35%나 오른 것이다.

    영화관과 경쟁 상대로 성장한 OTT가 다양한 작품을 내놓으면서 콘텐츠 경쟁력도 떨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영화관 시장규모가 줄었을 때 영화 인력이 OTT로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 경쟁력이 약화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무빙’을 연출한 박인제 감독과 ‘마스크걸’의 김용훈 감독도 영화감독 출신으로 드라마 연출에 나서 성과를 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극장 관객 수 급감은 불가피할 것으로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영화 콘텐츠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아닌 극장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는 만큼 변화를 받아드리되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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