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에 뺏기고, ‘당일치기’만 늘어⋯강원 관광산업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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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여행에 뺏기고, ‘당일치기’만 늘어⋯강원 관광산업 이중고

    해외여행 늘자 강원지역 방문자 증가세 둔화
    관광업 생산, 고용 창출은 코로나 전보다 못해
    관광산업 의존도 높은 강원, 지역 경기 직결
    당일 여행객 늘어난 점도 강원지역엔 악재

    • 입력 2023.09.27 00:02
    • 수정 2023.10.04 00:07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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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지역이 해외 시장으로 여행 수요를 빼앗기며 관련 산업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거리두기 청정 여행지로 인기를 끌었지만, 엔데믹과 함께 관광객이 준 데다 최근 교통여건이 좋아지면서 당일치기 여행이 늘어난 탓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강원본부가 발표한 ‘지역경제 보고서 2023년 9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강원지역을 찾은 방문자 수와 소비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최근 들어 증가세가 둔화했다. 여기에 관광업 생산과 고용 창출마저 코로나 이전(2019년)보다 못한 수준을 보이면서 성장이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숙박‧음식점, 도소매업, 운수‧창고업, 문화‧기타서비스업 등 관광산업은 강원지역 지역내총생산(GRDP)의 14.8%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전국 도 단위 지역 중 제주(20.1%) 다음이다. 이런 이유로 관광산업의 부진은 지역 경기 침체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춘천지역 대표 관광지인 삼악산 케이블카. (사진=MS투데이 DB)
    춘천지역 대표 관광지인 삼악산 케이블카. (사진=MS투데이 DB)

     

    강원지역을 찾은 방문자 수는 해외여행이 본격화된 이후 증가세가 주춤하다. 팬데믹 기간 억눌렸던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강원지역 방문자 수 회복이 더뎌졌다. 올해 2분기 방문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 줄었고, 올해 7월엔 집중호우가 관광 수요에 악영향을 끼치며 8.9% 감소했다. 관광 분야 소비 지출 역시 지역 축제가 재개되면서 올해 1분기까지 개선세를 보였다가 5월 이후 기상 여건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둔화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강원지역을 찾는 방문객 수와 이들이 지역에서 쓰는 돈에 비해 관광업 생산(부가가치 기준)이 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분기보다 오히려 관광업 생산이 3.3% 후퇴했다. 한국은행은 “팬데믹 이후 공공요금 인상으로 수익성이 악화했고, 당일 여행 비중이 늘어나는 등 관광 행태가 변화한 점이 매출 증가를 막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강원지역 당일 여행 비중은 36.3%로 2019년(29.2%)보다 7.1%p 늘어났다. 수도권과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강원을 찾는 관광객은 늘어났지만, 이에 비해 머무는 시간이 줄면서 관련 산업 성장이 멈추는 ‘교통의 역설’을 겪고 있다. 이런 현상은 관광업 분야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숙박‧음식점, 도소매업종의 고용은 코로나19 이후 계속 감소해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정희완 한국은행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최근 강원지역 관광업의 고용 창출력 약화는 인건비 부담, 비대면 문화 정착 등으로 팬데믹 기간 중 줄어든 고용이 다시 늘지 않는데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관광업 생산이 코로나19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선 장기 체류, 소비 확대 등을 끌어낼 수 있는 맞춤형 관광상품 개발, 숙박‧교통 관련 인프라 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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