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빨대 안돼, 종이도 문제”⋯난감한 카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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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스틱 빨대 안돼, 종이도 문제”⋯난감한 카페들

    11월 24일부터 일회용품 사용 규제
    커피전문점 등 종이 빨대 속속 도입
    개인 카페 이질감·비싼 가격에 근심
    종이 빨대 코팅 유해 물질 논란도

    • 입력 2023.09.06 00:00
    • 수정 2023.09.06 09:33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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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한 카페에 종이 빨대가 비치돼있다. 해당 카페는 종이 빨대를 기본 지급하고 요청 시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한다. (사진=진광찬 기자)
    춘천 한 카페에 종이 빨대가 비치돼있다. 해당 카페는 종이 빨대를 기본 지급하고 요청 시 플라스틱 빨대를 제공한다. (사진=진광찬 기자)

     

    “플라스틱 빨대 드릴까요, 종이 빨대 드릴까요.”

    정부가 오는 11월 24일부터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에서 음료를 마실 때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면서 카페 업주들이 고심에 빠졌다. 관련 법률 개정 이후 1년간 계도기간을 뒀던 터라 그동안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해도 처벌받지 않았지만, 계도기간이 종료되면 이를 어긴 사업주에게는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코리아와 투썸플레이스 등 프랜차이즈 카페는 이미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했다. 이디야는 종이 빨대를 도입했지만, 소비자 선호도 등을 고려해 계도기간까지 두 종류 빨대를 함께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소규모 개인 카페 업주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종이 빨대는 비용이 플라스틱보다 2~3배가량 비싼 데다 특유의 종이 맛 등으로 일부 소비자들의 불만도 적지 않아서다. 또 최근 종이 빨대 방수 코팅을 둘러싼 유해 물질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우려도 나온다.

     

    춘천시청 공무원들이 지역 상인들에게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알리고 있다. 오는 11월 24일부터 일회용품 사용규제 과태료 부과가 시작된다. (사진=춘천시)
    춘천시청 공무원들이 지역 상인들에게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알리고 있다. 오는 11월 24일부터 일회용품 사용규제 과태료 부과가 시작된다. (사진=춘천시)

     

    5일 본지가 찾은 개인 카페 업주 대부분은 종이 빨대 도입할지 말지 근심을 안고 있었다.

    춘천 후평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계도기간 종료를 앞두고 시범 삼아 종이 빨대를 들여왔는데, 플라스틱 빨대를 찾는 손님들이 많아 걱정”이라며 “스무디같이 농도가 짙은 음료는 종이 빨대가 녹으면 잘 나오지 않아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삼천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이질감, 유해 물질 등을 우려해 종이 빨대보다 옥수수 빨대 도입을 고려 중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서 고민”이라며 “일반 빨대가 1개당 10원 정도라면 옥수수 빨대는 30~40원 정도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플라스틱 과다 사용으로 인한 환경 문제는 공감하지만, 마땅한 대안 없는 상태에서 규제가 먼저 앞선다는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한 카페에서 만난 시민 박모씨는 “환경보전을 위해서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규제를 시행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동네만 돌아다녀도 생활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같은 자리에 앉아있던 최모씨는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건 맞지만, 플라스틱 빨대 대체재는 종이 빨대인데 유해하다는 뉴스도 있지 않냐”며 “음료 맛을 헤치는 데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마저 나오는 상황에서 대안부터 만드는 게 우선”이라며 반대 의견을 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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