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 높이 잡초 무성한 공지천⋯“뱀이 막 튀어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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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키’ 높이 잡초 무성한 공지천⋯“뱀이 막 튀어나와요”

    춘천 도심 하천 뱀 출몰 민원
    시민 "1m 넘는 잡초 관리 안돼"
    풀숲 우거질 경우 뱀 출몰 가능성↑
    시 "제초 작업 순차적으로 진행"

    • 입력 2023.08.20 00:02
    • 수정 2023.08.23 00:03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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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도심 하천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잡초가 방치돼 있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춘천시 민원게시판엔 도심 하천 주변에 제초 작업을 해달라는 시민 남모씨의 민원이 접수됐다. A씨는 “공지천 주변에 풀이 1m 이상 무성하게 자랐다. 뱀이 아무데서나 막 튀어나온다”며 “매일 시청 조경 관리하는 것처럼 시민들이 다니는 곳도 신경써달라”고 적었다.

    본지가 민원이 제기된 지역인 퇴계천, 공지천, 만천천 등 도심 하천 주변을 살펴본 결과 관리 소홀로 방치돼 성인 남성 허리까지 이를 정도로 자란 잡초가 곳곳에서 발견됐다. 만천천 주변 인도에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이 키보다 높은 잡초도 보였다.

    매일 등하굣길에 하천을 지나는 춘천의 한 고등학생 김모군은 “산책로에서 하천이 잘 안 보일 정도로 풀이 많이 자랐다”며 “안에 뭐가 숨어있을지 모르니 지날 때마다 무섭다”고 말했다. 길을 지나던 한 주민 “하천인지 숲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관리가 안되다보니 도시 미관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18일 오전 춘천 만천천 주변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18일 오전 춘천 만천천 주변에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있다. (사진=최민준 기자) 

     

    잡초는 보통 더위가 심하고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 빨리 자란다. 풀이 무성해지면서 도심 곳곳에서 뱀이 출몰하는 사례도 늘었다. 덥고 습한 날씨가 반복되면서 뱀들이 시원한 장소를 찾아 내려오는데 하천 주변이나 수풀에 숨어 있다가 인도나 주택가 그늘까지 나오는 것이다.

    강원특별자치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21년 836건, 2022년 669건이던 연간 뱀 포획 출동 건수는 올해엔 이달까지 447건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잡초 제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하천 주변 역시 뱀 출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풀숲이 우거질 때 뱀 출몰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풀숲이 우거질 때 뱀 출몰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박창득 국립생태원 어류·양서파충류팀 전임연구위원은 “몸을 식히기 위한 뱀들이 우거진 풀 속으로 숨어들 수 있다”며 “뱀이 많이 나타나는 시기다 보니 하천 주변 풀들을 정리하는 게 출몰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춘천시는 도심 하천 산책로에 대한 제초를 진행하는 중이다. 시 건설과 관계자는 “현재 공지천 산책로 제초 작업을 진행 중이며 만천천, 퇴계천의 상황은 아직 파악하지 못해 확인 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뱀 포획은 어려우나 빠르게 제초를 마무리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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