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값이 휘발유보다 비싸네”⋯생숫값 인상률, 11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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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값이 휘발유보다 비싸네”⋯생숫값 인상률, 11년 만에 최고

    물가지수 지난해比 10.8% 급증
    업계 상위 제품 인상에 줄줄이
    편의점 기준 생수 1000원 시대
    1인 가구서 간이 정수기 인기

    • 입력 2023.08.14 00:01
    • 수정 2023.08.15 00:06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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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생수를 꺼내들고 있다. 최근 생수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진광찬 기자)
    한 소비자가 편의점에서 생수를 꺼내들고 있다. 최근 생수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진광찬 기자)

    “생숫값이 너무 비싸서 수돗물을 걸러 마신다니까요.”

    춘천시민 주모(26)씨는 최근 수돗물만 넣으면 염소·불순물을 여과해 마실 수 있는 무전력 간이 정수기를 구매했다. 생수 물가 상승률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생숫값 부담이 커져서다. 주씨는 “생숫값에 고민하다 혼자 사는데 일반 정수기를 놓기엔 과하다 싶어 자연 여과 정수기를 들였다”고 했다.

    최근 생수 가격이 10% 넘게 뛰면서 서민 가계 부담을 키우고 있다. 1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6월 생수 소비자물가지수는 112.0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8% 올랐다. 2012년 6월(11.6%) 이후 1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생수 물가는 올해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월 0.4%에서 2월 7.3%, 3월 10.1%, 4월 10.2%, 5월 9.3%로 꺾이는가 했지만, 지난 6월 10.8%로 다시 반등했다.

    생숫값이 급등의 주된 이유는 업계 1, 2위 제품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생수 시장 점유율 1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지난 2월 ‘제주삼다수’ 출고가를 평균 9.8% 올렸다. 2위인 롯데칠성음료는 ‘아이시스’ 등 생수 제품 출고가를 평균 8.4% 높였다. 현재 편의점에서 두 제품(500㎖)은 각각 1100원에 판매 중이다.

    이는 최근 고공행진 중인 휘발윳값(이날 기준)보다 비싼 격이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춘천에서 판매되는 평균 휘발유 가격은 1ℓ당 1706원이다. 같은 단위로 단순 환산·비교하면 휘발윳값은 100㎖당 170.6원인데 반해 생숫값(삼다수·아이시스 기준)은 220원이다.

    업계 상위권 업체들이 몸값을 올리자 해태htb ‘강원평창수’와 동원F&B ‘동원샘물’ 가격도 상향 조정됐다. 일부 편의점에서 그나마 저렴하게 판매하는 자체 브랜드 상품(PB) 제품들의 가격도 100~200원씩 올랐다. 생수를 담는 페트병 가격이 최근 수년간 크게 오른 데다 물류비용도 상승했다는 게 생수 업계 측 입장이다.

     

    수돗물을 부으면 불순물을 걸러주는 간이 여과 정수기 '브리타'. 최근 생수 가격이 급증하면서 1인가구 등에서 간이 정수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브리타 홈페이지 갈무리)
    수돗물을 부으면 불순물을 걸러주는 간이 여과 정수기 '브리타'. 최근 생수 가격이 급증하면서 1인가구 등에서 간이 정수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브리타 홈페이지 갈무리)

    생숫값 급등에 1인 가구 등에서는 수돗물만 담으면 불순물이 여과돼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간이 정수기를 활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반 정수기처럼 냉·온수와 얼음 제조 등 기능은 없지만, 일회용 생수병을 줄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휴대가 편리해 캠핑·여행객들에게도 관심을 끌고 있다. 무전력 정수기 브랜드인 ‘브리타’ 관계자는 “생수 구매에 드는 돈을 절약할 수 있으면서 사용 방법이 간단해 판매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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