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강원 주민 869명 대피⋯인명피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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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풍 카눈에 강원 주민 869명 대피⋯인명피해 없어

    동해안 400㎜ 물벼락, 소방·구조 등 477건
    교통 통제 대부분 해제, 지자체 복구 총력

    • 입력 2023.08.11 13:00
    • 수정 2023.08.12 00:01
    • 기자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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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관통하면서 강원 동해안 지역에 400㎜ 안팎의 많은 비가 쏟아져 곳곳에 침수 등의 피해를 내는 등 생채기를 남겼다.

    11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도내에 내린 비의 양은 속초 402.8㎜, 삼척 궁촌 387㎜, 강릉 346.9㎜, 고성 대진 341.5㎜, 양양 하조대 305㎜, 동해 264㎜ 등이다.

    카눈의 강도가 약해지면서 도내에 내려졌던 태풍 경보는 이날 오전 6시를 기해 모두 해제됐다. 지자체별로 2차 피해 예방을 비롯해 피해 조사 및 지원, 응급 복구에 나섰다.

    기상청은 동해안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원인으로 카눈의 이동 방향과 태백산맥을 끼고 있는 지형적 특성을 꼽았다.

     

    제6호 태풍이 지나간 11일 새벽 강원세계산림엑스포행사장 위로 무지개가 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6호 태풍이 지나간 11일 새벽 강원세계산림엑스포행사장 위로 무지개가 떠 있다.(사진=연합뉴스)

    ◇ 동해안 곳곳 생채기…주민 740명 미귀가·인명피해 제로

    강원특별자치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태풍 북상으로 도내에서는 561가구 869명이 경로당이나 주민센터, 친인척 집 등으로 일시 대피했고, 이 중 480가구 740명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귀가하지 않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카눈이 휴전선을 넘어갈 때까지 곳곳의 주택과 도로가 물바다로 변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강릉 등 동해안 6개 시군에서는 주택 23채가 침수됐고, 평창에서는 주택 1채가 일부 파손됐다. 이와 함께 도로 침수 4건, 낙석 1건, 토사 유출 5건, 체육시설 옹벽 붕괴 1건, 축대 붕괴 1건, 정전 8건 등 공공시설 부문에서 20건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리면서 나무가 도로 등으로 쓰러진 피해가 40건에 달했다. 이는 전날 동해안 6개 시군에서 집계했던 피해 사례가 360건보다 작은 규모로, 일시 침수됐던 주택·상가·도로 등이 복구되면서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많은 비로 한때 일부 구간이 통제됐던 동해안 7번 국도 응급조치가 마무리되면서 차량 소통이 정상화됐고, 도로 하부 통로도 11일 오전 중으로 통행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공항·철도 역시 시설 점검 후 운영을 재개할 방침이다.

    강원도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재대본 비상 3단계를 해제하고 1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또 빠른시간 내 정확한 피해규모 파악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응급복구 지원단을 편성해 신속한 피해복구 활동으로 2차 피해를 예방해 나갈 계획이다.

     

    11일 오전 강원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의 한 점포에서 주민들이 들이친 오물을 치우고 있다. 이 지역은 전날 제6호 태풍 카눈이 뿌린 호우로 큰 침수 피해를 봤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강원 고성군 거진읍 거진리의 한 점포에서 주민들이 들이친 오물을 치우고 있다. 이 지역은 전날 제6호 태풍 카눈이 뿌린 호우로 큰 침수 피해를 봤다. (사진=연합뉴스)

    ◇ 기상청 "동해안, 태백산맥 끼고 있어 더 많은 비바람 영향"

    동해안 유독 많은 비가 쏟아진 원인으로는 카눈의 이동 방향과 지형적 특성이 꼽힌다. 강원도는 태풍의 위험구역인 오른쪽 '위험반원'에 속했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태풍이 남서쪽에서 북상하는 경우, 영동은 강한 동풍에 의해 비구름이 유입되고, 고온의 수증기가 추가로 공급된다"고 설명했다.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에는 밤사이 14건의 신고가 추가로 들어왔다. 강원소방은 지난 9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인명구조 11건, 대피 유도 12건, 배수 지원 7건, 안전조치 447건 등 총 477건의 소방 활동을 했다. 구조 사례 다수가 동해안에서 주택 침수로 인해 고립된 주민들이었다. 

     

    11일 오전 강원 고성군 거진고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태풍 이재민들이 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강원 고성군 거진고등학교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태풍 이재민들이 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오후 3시 15분쯤 강릉시 경포호 인근 도로에서는 침수 피해로 인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 일부가 소방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오후 3시 43분께 고성 거진읍에서 주택에 고립된 70대 러시아 여성이 구조됐고, 같은 시각 간성읍에서 쓰러진 나무 탓에 집에 고립된 주민 1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밖에 지붕과 창문이 파손됐다거나, 담벼락이 무너졌다거나, 도로 위에 흙과 돌이 쏟아졌다는 신고가 잇따라 소방대원들이 안전조치 했다. 강원경찰도 소방대원들과 함께 침수된 도로에서 고립된 차량 탑승자를 구조하고, 차량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등 구조 활동에 힘을 보탰다.

    한편 빗줄기는 약해졌으나 한강 수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팔당댐은 초당 2950t을 방류하며 수위를 조절 중이다. 춘천댐과 의암댐, 청평댐은 전날 수문을 모두 닫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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