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호 태풍 카눈' 북상에 따른 한반도 직접 영향권과 폭우 소식으로 교통안전에 적신호가 커졌다.
태풍 카눈은 10일 오전부터 11일 새벽까지 우리나라를 지나갈 것으로 예상, 곳곳에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최근 5년간(2018~2022년) 여름 장마철(6~8월)에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 특성 분석 결과, 여름철 빗길사고는 하루 중 오후 8시~10시(14.1%)에 가장 많았다. 태풍이 한반도를 종단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간대다.
교통사고 심각성을 나타내는 치사율은 빗길 곡선로 발생 사고의 경우 4.8로 맑은 날 직선로 1.2보다 4배 높았다. 특히 빗길 곡선로 내리막 구간에서의 치사율은 7.4로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치사율은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다.
맑은 날은 주간(63.7%)이 야간보다 사고가 더 잦았던 반면, 빗길에서는 야간(50.9%)에 사고가 더 자주 발생했다.
빗길 교통사고의 평균 치사율은 2.0으로 맑은 날(1.3)보다 약 1.5배 높은 수준이었다. 빗길 야간 치사율은 2.3으로 더 높았다.
특히 빗길 교통사고의 고속도로사고 비중은 2.9%에 불과했지만, 치사율은 8.4로 빗길 평균 치사율(2.0)보다 4배 이상 높아 빗길 고속 주행이 위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 교통 AI 빅데이터융합센터 유기열 차장은 “장마철 젖은 노면을 고속으로 주행하는 경우 타이어와 노면 사이에 생긴 수막으로 인해 타이어가 미끄러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20~50% 감속하여 운행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며 “시야가 제한되어 위험한 빗길 야간운전은 자제하고, 곡선도로에서는 평소보다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5년간 여름철 빗길 교통사고로 3만9261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름철 빗길 교통사고의 절반은 안전의무 불이행으로 발생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여름철(6~8월)에 발생한 빗길 교통사고는 총 2만6003건이다. 515명이 사망하고 3만8746명이 다쳤다.
이런 빗길 교통사고의 절반 이상은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나 동영상 시청 등의 안전운전의무 불이행이 1만4242건으로 전체 절반(55%)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신호 위반 13%(3373건) △안전거리 미확보 9%(2415건) 등이 뒤를 이었다.
도로별로는 특별광역시 도로(40%, 1만505건)와 시 도로(33%, 8540건)에서 주로 발생했다. 이 중 고속국도(3%, 753건)의 사고 건수는 적었지만, 치사율은 가장 높았다.
시간대별로는 낮 시간대인 12시부터 사고가 늘기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지속해서 증가했다.
유기열 차장은 “장마철은 잦은 비와 미끄러운 노면으로 인해 도로 환경이 열악하므로 감속 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또한 빗길에서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야간운행과 곡선도로 운전에 주의해야 하고 폭우 시 지하차도나 저지대 도로는 침수 위험이 있으니 우회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윤수용 기자 ysy@ms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