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13년 만에 인하⋯물가 영향은 적을 듯
  • 스크롤 이동 상태바

    라면값 13년 만에 인하⋯물가 영향은 적을 듯

    농심, 삼양 라면 4.5%, 4.7% 인하
    신라면 한 봉지 기준 50원 싸진다
    라면 이어 제과, 제빵도 인하 검토
    라면값 떨어져도 식품 줄인상 예고

    • 입력 2023.06.28 13:19
    • 수정 2023.06.29 08:07
    • 기자명 박지연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농심과 삼양식품이 다음달 1일부터 라면값을 인하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춘천 시내 한 대형마트에 라면이 쌓여있다. (사진=박지연 기자)

    7월 1일부터 농심과 삼양식품 라면값이 내려간다. 라면값 하락에도 하반기 줄줄이 예고된 식품 가격 인상에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신라면 봉지 출고가를 4.5% 내린다고 발표했다. 편의점에서 1000원에 판매하는 신라면 한 봉지를 기준으로 50원 정도 가격이 싸진다

    삼양은 삼양라면, 짜짜로니, 열무비빔면 등 12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불닭볶음면은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라면값 인하는 13년 만에 일이다. 업계 1위 농심이 라면값을 인하함에 따라 오뚜기, 팔도 등 다른 라면 업체도 잇따라 라면 가격을 내릴 방침이다.   

    이 같은 결정은 밀가격 하락과 함께 정부와 소비자단체의 라면값 인하 요구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18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방송에 나와 “밀 가격과 인건비가 올랐다는 이유로 지난해 라면이 많이 올랐는데 작년 말과 비교해 밀 가격이 20% 낮아졌다”며 ”서민들이 물가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업계도 적정하게 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틀 후인 20일에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원재료가 상승할 때 소비자가격을 올렸다면 원재료가 하락할 땐 소비자도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라면 업계는 지난해 가을 국제 곡물가격 인상과 인건비 등을 이유로 라면 출고가를 10% 안팎으로 올렸다. 농심은 지난해 9월 신라면 출고가를 전년 대비 10.9% 올렸으며 10월에는 오뚜기와 팔도가 각각 11%, 9.8% 인상했다. 11월에는 삼양이 삼양라면 출고가를 9.6% 올렸다. 

    지난 1년 새 라면의 소비자가격은 전년 대비 9.4% 상승했다. 이는 2018년~2021년 소비자가격 연평균 상승률이 0.2~3%대인 것에 비하면 큰 상승 폭이다. 

    한편 이번 라면값 인하가 다른 식품으로 번질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2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제분업계 만난 자리에서 제분업계는 “7월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제분업계가 밀가루 출하가격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자 밀가루 비중이 높은 제과, 제빵업계도 가격 인하 검토에 들어갔다. 파리바게뜨 운영사 SPC는 “주요 제품의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인하 시기와 품목, 인하율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2010년 밀가루 가격 인하로 농심, 삼양식품 등이 라면 가격을 내리자 롯데웰푸드, 크라운해태, 파라바게뜨, 뚜레쥬르 등도 가격을 인하에 동참했다. 

    하지만 이번 라면값 하락에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라면값이 50원 내리는 사이 우유, 아이스크림, 치즈. 커피, 주스, 통조림, 캔맥주 등 주요 식품 가격 인상이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원유는 8월부터 1ℓ당 69~104원, 가공유는 87~130원 올라 우유 1L 소비자 가격은 3000원을 넘을 예정이다. 원유 인상에 따라 유제품, 치즈, 아이스크림 인상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 물가도 크게 뛴다. 수입 맥주캔 가격은 4캔 기준 1만10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9.1% 오르고 캔커피 8~9%, 주스 5~9%, 안주류 5~12%, 통조림도 최대 25%까지 가격이 오를 예정이다. 

    [박지연 기자 yeon7201@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