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넘는 동해의 신풍속도⋯“고향은 세상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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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대를 넘는 동해의 신풍속도⋯“고향은 세상의 중심”

    길종갑 개인전 ‘사라진 것을 찾는 사람들’
    표현주의적 색감과 붓질 화폭에 담겨
    신작 48점 전시, 그림마다 노트도 함께

    • 입력 2023.06.28 00:01
    • 수정 2023.06.28 11:38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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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종갑 개인전 ‘사라진 것을 찾는 사람들’이 내달 2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길종갑 개인전 ‘사라진 것을 찾는 사람들’이 내달 2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최근 일어난 강릉 산불을 끄기 위해 옛 선비들이 물동이를 나르는가 하면 동해안 곳곳에 빼곡히 자리한 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수려한 산등성이와 바다에 눈길을 사로잡혔다가도 휴전선 철책을 넘어 진격하려는 전투기를 발견하게 된다. 

    춘천의 한 전시장에 대형 걸개그림으로 그린 이 작품은 길종갑 화가의 ‘이상한 풍경’이다. 길 화가가 김홍도의 ‘관동팔경’을 보고 해당 지역을 답사한 후 영감을 얻어 그린 그림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동해안의 풍경을 한 폭에 담은 이 작품은, ‘동해의 신풍속도’라 불리고 있다.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내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사라진 것을 찾는 사람들’을 타이틀로 열리고 있다. 길 화가의 개인전으로 올해 처음 선보이는 신작 48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린 ‘사창리 사람들’의 후속 전시다. 자신이 속한 마을의 풍경과 떠나간 이들에 대한 기억, 삶을 함께하는 자연과 노모와의 일상 등 투박하지만 거짓 없는 일상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사랑방에 모여 화투를 치거나 퇴비나 장작을 만드는 모습 등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점점 사라져가는 풍경들이다. 작품에는 그 풍경 속에서 사는 작가의 심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거침없는 표현주의적 색감과 붓질이 인상적이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작품 뒤에 남긴 노트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작품 뒤에 남긴 노트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이번 전시의 독특한 점은 그림마다 작가가 남긴 노트가 함께 전시된다는 점이다. 캔버스 뒤에 남긴 작가의 노트를 작품 옆에 옮겨 적은 것으로 작가의 고백과도 같은 단상들을 들춰볼 수 있다. 이는 관람객을 작품 속, 자신의 고향으로 초대하듯 몰입감을 더한다.

    정현경 개나리미술관 관장은 “길종갑 작가는 모든 존재하는 것들에 대하여 수평적인 시선을 가지고 삶과 예술을 영위하고 있다”며 “작가만의 색채와 조형 세계를 함께 느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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