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빚어낸 젊은 도예가의 인생 “선인장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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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흙으로 빚어낸 젊은 도예가의 인생 “선인장 닮았어요”

    춘천 출신 원슬비 작가 첫 번째 개인전
    도자 조형, 회화, 화분 등 70여점 전시
    작가 모티브 전시, 동화처럼 공간 구성

    • 입력 2023.06.15 00:00
    • 수정 2023.06.15 08:06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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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슬비 작가의 개인전 ‘B의 여행’이 오는 18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원슬비 작가의 개인전 ‘B의 여행’이 오는 18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한승미 기자)

    젊은 도예가가 흙으로 빚은 자신의 인생을 내보인다. 선인장과 강아지, 자동차 등 그가 좋아하는 것들이 저마다의 빛을 내며 관람객에게 이야기를 건넨다.

    춘천 출신 원슬비 작가의 개인전 ‘B의 여행’이 오는 18일까지 춘천 개나리미술관에서 열린다. 

    개인의 삶을 자유로운 성질의 흙을 통해 구현해온 작가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전시에는 도자 조형 작업 27점, 회화 2점, 화분·그릇 등 공예 작품 40여점 등 모두 70여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주 소재는 반려견과 선인장 그리고 자기 자신이다. 

     

    ‘B의 여행’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B의 여행’ 전시회를 방문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전시 타이틀인 ‘B의 여행’은 작가 자신의 여행을 의미한다. 작가 본인을 모티브로 한 인물 ‘B’의 성장 이야기로 안락한 공간이었던 집을 벗어나 사막으로 향하는 모험을 표현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담담하게 자리를 지키는 선인장을 동경하게 된 B는 여우, 새 등 사막의 동물들을 만나며 성장해 간다. 

    그의 작품들은 선인장을 주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선인장 자체를 도자 작품으로 만드는가 하면 화분을 만들고 이와 어울리는 선인장을 심기도 한다. 선인장에서 자신과 닮은 부분들을 찾았기 때문이다. 

    원 작가는 “감정 기복이 심하지 않고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성장이 더딘 선인장과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작품 속 ‘B’도 여행을 하면서 기쁜 일과 슬픈 일을 겪었을 때 평온함을 유지하려고 하는데 비슷한 모습으로 작품에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들의 두드러진 점은 형태와 색감이 다양하다는 점이다. 주로 단색의 둥근 모양 등 단조로운 아름다움이 특징인 도자 작품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으로 크기나 형태, 색, 표현법 등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원슬비 작가는 다양한 형태와 색감이 특징인 도자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원슬비 작가는 다양한 형태와 색감이 특징인 도자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원 작가는 전통적인 기법을 변형하고 회화성을 강조하는 등 현대적 감성과 실험성이 가미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표면에 무늬를 새기고 다른 색이나 물질로 채우는 고려청자의 상감기법이나 바탕색과 문양의 색을 대비되도록 긁어내는 박지기법 등 전통적인 방법에 변화를 줬다. 또 크레파스나 연필 등으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등 다양한 기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품과 함께 독특한 선인장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원하는 대로 모양을 만들 수 있는 와룡목, 제금선인장, 박쥐란 등 작가가 서울 등 화훼단지들을 다니며 찾은 식물들이다. 원 작가는 “선인장에서 영감을 얻어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작품을 먼저 만든 뒤에 작품에 어울리는 선인장을 찾기도 한다”고 전했다. 화분과 선인장까지 작가의 손길로 만들어진 작품인 셈이다. 

    전시장은 동화 속 이야기의 장면들로 설정, 공간을 구성했다. 경로마다 놓인 식물과 그림, 인물 도자 조형 등을 보고 작품에 새겨진 이야기와 함께 상상의 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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