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수경의 교육시선] AI교육시대 학교의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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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수경의 교육시선] AI교육시대 학교의 존재

    • 입력 2023.06.07 00:02
    • 수정 2023.06.13 10:22
    • 기자명 남수경 강원대 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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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수경 강원대 교육연구소장
    남수경 강원대 교육연구소장

    미래교육이 화두다. 인공지능(AI), 디지털화, 개인맞춤형 교육이 대세다.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2025년부터는 AI 디지털교과서가 수업에 도입될 예정이다. 단순히 종이교과서를 파일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탑재해 ‘사람 교사’를 돕는 ‘보조 교사’ 역할까지 하면서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수업을 제공한다고 한다. 이러한 디지털교과서의 등장은 수업을 혁신적으로 바꿀 것이다. 소위 말하는 학생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 진행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 ‘학교’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교육의 뉴노멀을 말하다: 미래의 학교 변화 」를 주제로 열린 2020 서울국제교육포럼에서, 벨기에 루뱅대학의 얀 마슐랭 교수는 “코로나 시대, 아이들은 학교를 그리워하고 있는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그는 학교의 개념을 기관이나 건물이 아닌, ‘무엇인가 일어나게 하는 장소’임을 강조하였다.

    여기서 그 무언가는 단순히 교과서의 지식이나 기술을 배우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얀 마슐랭 교수는 아이들이 그리워하는 학교가 되려면 맘껏 시도할 수 있는 자유와 충분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한 번 해봐, 이것도 해 보렴, 괜찮아”라고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미래학교는 학생의 자유, 가능성, 능력을 확인하는 경험이 일어나게 하는 곳이어야 한다.

    여기서 학교의 어원을 떠올리게 된다. 학교(school)라는 단어의 어원인 그리스어 schole는 ‘여가나 자유로운 시간’ 또는 ‘이 여가 시간을 이용하여 학문적인 공부와 토론을 할 수 있는 장소’를 가리킨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의 학교는 모두 숲과 시내가 있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 체력단련장이자 공동모임의 장소였다. 학교는 생산 활동에 매달리다가 자칫 놓치기 쉬운 종합적 안목의 형성과 자기성찰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다.

    그렇다고 우리의 미래학교가 디지털 디바이스를 버리고 학생들이 뛰어다니고 토론을 하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자고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친구들과 자유롭게 토론하고,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초학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디지털 유목민인 요즘 아이들에게 AI 기반 맞춤형 학습은 사용자 친화적인 교육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디지털 도구들은 생산된 지식의 결과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직접 지식의 생성과정에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오프라인의 제한된 학습 경험을 확장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사회적으로 최첨단 분야 고급인력의 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인적 자원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미래교육은 국가 미래를 결정하는 강력한 투자이기도 하다. 국민의 높은 교육열과 정부의 지원이 한국을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2021년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한국을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했다. 이제 선진국 문턱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학교를 그리워하는가? 우리 아이들은 학교를 가고 싶은 곳이라고 말하는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에 따르면 전 세계 학생들은 학교에서 평균 7538시간을 보낸다. 학교는 생산성 높은 인재를 키우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 시간 동안 아이들의 삶의 공간이기도 하다. 디지털 기반 미래학교가 어떻게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함께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남수경 필진 소개
    - 강원대 교육연구소장
    - 강원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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