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특별자치도 출범을 맞아 신규 캐릭터 등 상징물 개정에 나섰다.
반면 범이&곰이 팬클럽을 비롯한 일부 도민들은 의견수렴·홍보 부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태도다.
도는 최근 강원도 상징물 조례를 일부 개정하기 위한 입법예고안을 공고했다. 입법예고안에는 도 대표 캐릭터 이미지를 비롯해 강원특별자치도기, 인증마크 로고, 전용 서체 등의 변경·신설이 포함됐다.
특히 지난해 말 범이&곰이 퇴출 논란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던 신규 캐릭터도 윤곽을 드러냈다. 기존 범이&곰이는 교체되는 가운데 호랑이와 반달가슴곰 이미지는 그대로 활용할 전망이다.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신규 캐릭터는 대한민국 상징 동물인 호랑이와 강원특별자치도 상징 동물인 반달가슴곰을 의인화했다. 도는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귀엽고 푸근한 형태의 라인형 캐릭터로 강원특별자치도와 함께 성장하고 소통하는 매개 역할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소개했다.
2018 평창올림픽 공식 마스코트인 수호랑·반다비 2세 설정으로 개발된 범이&곰이는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부정경쟁방지법 등 법률적 침해를 들며 몇 차례 강원도에 공문을 보내는 등 범이&곰이 사용을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후 도가 캐릭터를 교체하는 사업에 착수하자 인터넷 커뮤니티 범이&곰이 팬클럽이 반대 운동을 벌이는 등 퇴출 논란이 불거졌다. 도내 정치권에서도 이를 두고 공방을 벌였다.
이번 강원도 상징물 조례 일부 개정을 두고도 범이&곰이 팬클럽은 반발했다.
도가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캐릭터 등 상징물 선호도 조사를 벌였지만, 홍보와 의견수렴이 미약했다는 것이다.
범이&곰이 커뮤니티 팬클럽 관리자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IOC가 제기한 법률문제로 범이&곰이가 교체되는 것은 맞지만, 범이&곰이를 적극적으로 없애는 건 강원도인 것 같다”며 “교체 과정에서 범이&곰이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는 적극적이지 않아 새 캐릭터에 정을 주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일부 도민은 이번 교체 과정과 선호도 조사에서 도민들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민들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강원도 공식 블로그, 유튜브 등에는 선호도 조사를 올리지 않았다”며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조사인데, 몇 명이나 참여했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도는 대표 캐릭터가 교체되는 것은 맞지만, 기존에 설치된 범이&곰이 조형물 등 유지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IOC에서 지난해 공문을 보냈고, 구두로 말한 것까지 총 세 번이나 사용 중단을 통보했다”며 “쓰고 싶어도 법적인 문제가 있어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도는 일부 수정을 거쳐 신규 상징물을 확정한 뒤 특별자치도 출범일(오는 6월 11일)에 최종 공개할 예정이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