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도 장르도⋯경계 허문 김유정의 ‘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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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적도 장르도⋯경계 허문 김유정의 ‘봄봄’

    문화프로덕션 도모, 한·일 합작 ‘댄스씨어터 봄봄’
    30일까지 춘천서 공연, 다이닝 연계 ‘극장식당 2’
    장인과의 갈등 춤으로 표현한 독특한 시도 눈길

    • 입력 2023.04.09 00:01
    • 수정 2023.04.10 00:19
    • 기자명 한승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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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프로덕션 도모는 오는 30일까지 춘천 신동면 아트팩토리 봄에서 ‘댄스씨어터 봄봄’을 공연한다. (사진=한승미 기자)
    문화프로덕션 도모는 오는 30일까지 춘천 신동면 아트팩토리 봄에서 ‘댄스씨어터 봄봄’을 공연한다. (사진=한승미 기자)

    김유정 선생 특유의 짙은 향토색으로 사랑받은 소설 ‘봄봄’이 현대적 감각의 공연으로 재탄생한다.

    그의 고향 실레마을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춘천의 한 극단이 ‘봄봄’을 한·일 합작 공연으로 선보여 눈길을 끈다. 국적을 뛰어넘는 원작 해석과 색다른 표현이 주목할 만하다.

    문화프로덕션 도모(이사장 황운기)는 오는 30일까지 춘천 신동면 아트팩토리 봄에서 ‘댄스씨어터 봄봄’을 공연한다. 도모가 지난해부터 시작한 ‘김유정 프로젝트’ 일환으로 올해는 10월까지 ‘동백꽃’, ‘금따는 콩밭’, ‘소낙비:처우’, ‘땡볕’ 등을 무대에 올린다.

    소설 ‘봄봄’은 1930년대 농촌의 풍경을 향토색 짙은 언어로 표현한 김유정 선생의 소설이다. ‘점순이’와 혼례를 치르기 위해 ‘봉필’의 데릴사위로 들어온 ‘나’와 장인어른의 대립을 담은 작품으로 순박한 주인공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댄스씨어터 봄봄’은 원작 문학을 춤을 중심으로 한 댄스 시어터 장르로 재해석했다.

    ‘봄봄’은 다양한 연출을 거친 극예술 작품으로 수차례 지역 무대에 올랐지만, 이번 작품은 한국과 일본이 협력해 선보인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번 작품 연출은 일본 댄스 포럼상 등을 수상하며 도쿄에서 주목받고 있는 스즈키 타쿠로가 맡았다. 이번 작품은 스즈키가 2017년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한 작품이다. 당시 김유정 선생의 작품에 매료된 그는 김유정문학촌 등을 답사하며 작품을 완성했고 2019년 일본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초연 이후 6년만의 한국 공연으로 김유정 소설가 고향인 춘천 실레마을에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와 함께 무대 디자인, 음악감독, 조안무 등은 일본 스태프들이 참여하고 의상, 조명 제작감독, 협력연출 등은 한국 스태프들이 함께한다.

    작품에는 스즈키의 독창적이고 현대적인 무용 색깔이 가득 담겼다. 스즈키는 등장인물의 대립 관계를 무용으로 표현하고 대사보다는 의성어를 사용하면서 누구나 쉽게 이야기를 접할 수 있도록 연출했다. 

     

    ‘댄스씨어터 봄봄’을 연출한 스즈키 타쿠로(사진 왼쪽 두번쨰)가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댄스씨어터 봄봄’을 연출한 스즈키 타쿠로(사진 왼쪽 두번쨰)가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승미 기자)

    스즈키 타쿠로 연출은 “과거 답사 때 김유정 선생의 고향에서 공연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당시에 없었던 공연장이 생겨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봄봄은 싸움이 있는 작품이라 움직임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을 했고 어린이도 즐거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의상과 무대, 소품 등에서도 한국과 일본 문화의 융합 시도가 돋보인다. 무대 디자인을 맡은 아오야마 케니치는 일본의 전통놀이인 종이접기를 모티브로 소품과 무대를 만들었으며 의상을 제작한 박근여 씨는 한국의 사계절을 다양한 색감의 한복으로 표현했다. 

    이번 무대에는 디즈니플러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에서 한성일 역으로 활약한 배우 이성원이 참여한다. 이 배우는 스즈키가 연출한 ‘댄스씨어터 봄봄’의 한국과 일본 공연의 모든 무대에 올랐다. 그는 점순이와의 혼례를 방해하는 이장 역할을 맡아 익살스러운 면모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연극과 다이닝 서비스를 연계한 도모의 프로젝트 ‘극장식당’를 시즌2 버전으로 선보인다. 공연장 앞에 펍 형식의 야외 공간을 마련해 공연 전후 컵 닭갈비, 맥주, 막걸리 등을 즐길 수 있다. 

    황운기 문화프로덕션 도모 이사장은 “도모가 실레마을에 위치한 만큼 춘천을 대표하는 김유정 작가의 작품으로 마을에 외부인 유입을 늘리는 것이 목표”라며 “그러기 위해 다각도의 연출 방식으로 재탄생한 김유정의 작품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한승미 기자 singme@mstoday.co.kr]

    [확인=윤수용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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