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일부터 병원에서는 의료폐기물을 버리려면 ‘비콘태그’ 기기가 있어야만 한다. 시행 1개월을 앞둔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병원 10곳 가운데 1곳은 여전히 기기를 설치하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강원은 준비가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콘태그란 의료폐기물 배출자 보관 창고에 고정 설치해 수집·운반자의 휴대용 리더기로 배출자 정보를 자동 전송하는 장치다. 기존 배출자 인증카드 방식이 수집·운반자가 배출자 보관 창고에 방문하지 않고도 배출 시기나 인계·인수량을 임의로 입력할 수 있다는 점을 보완한다.
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회의원(국민의힘)이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16일 기준 비콘태그를 설치해야 하는 의료폐기물 배출 사업장 9만1276곳 가운데 8만957곳(89.8%)만이 이를 구매한 상태였다. 특히 강원은 2534곳 가운데 2065곳(81.5%)만이 비콘태그를 구매해 전국에서 가장 준비가 미흡했다. 전남(93.5%), 울산(92.8%), 광주(92.6%) 순으로 구매율이 가장 높았다.
환경부는 의료폐기물 배출자 인증 방식으로 2008년부터 무선주파수인식방법(RFID)을 사용하고 있다. 의료폐기물 수집·운반 업체가 배출자 인증카드를 소지하면 배출장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배출 시기나 인계·인수량을 임의대로 한국환경공단 시스템에 입력할 수 있는 허점이 있다.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4월 ‘의료폐기물 고시’ 제정안을 공포하고, 10월 1일부터 의료폐기물 배출자 인증을 수집·운반 업체가 배출장소에 있는 비콘태그 기기에 직접 인식해야만 이뤄지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환경부는 비콘태그를 설치하지 않은 의료폐기물 배출 사업장에 따로 우편을 보내는 등 유예기간이 끝나기 전 준비를 마칠 수 있도록 독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이주환 의원은 “정부는 제도나 정책 도입 시기를 국민에게 약속했다면 반드시 그 시점에 시행될 수 있게 해야 하는데,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