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과제 1분만에 뚝딱⋯챗GPT 등장에 대학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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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업과제 1분만에 뚝딱⋯챗GPT 등장에 대학 ‘술렁’

    많은 양의 정보로 질문에 대한 답 단시간 제공
    대학가에서는 대필·표절 문제로 촉각 곤두세워
    강원대·한림대 학생 “사용하겠다” 입장 대다수
    반면 대학은 “관련 문제 알지만, 논의는 아직”

    • 입력 2023.02.27 00:02
    • 수정 2023.02.28 06:39
    • 기자명 서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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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사진=연합뉴스)

    국내에 인공지능(AI) 챗봇 ‘챗GPT’ 이용이 확산되면서 교육현장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당장 개강을 앞둔 대학생들이 과제·보고서 등에 챗GPT를 활용하는 사례에 어떻게 대처할지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챗GPT를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과 사실상 대필·표절로 보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선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미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이용자의 요구에 맞는 답을 완성도 높게 제공한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물론 논문 작성, 번역, 코딩 작업 등 다양한 분야의 업무까지 단시간에 수행하는 능력을 지녔다. 공개 5일 만에 하루 이용자가 100만 명을 돌파했고, 2개월 만에 가입자 1억 명을 넘어서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대학생들 “학업에 도움되니 적극 활용”

    챗GPT의 등장으로 인해 가장 큰 혼란에 빠진 분야 가운데 하나는 교육계, 그 안에서도 대학가다. 챗GPT가 내놓는 결과물이 인간이 쓴 글과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정확성 또한 높기 때문이다. 실제 강원대 경영학과 졸업시험 대체 과제 문제였던 ‘최적 자본구조가 존재하는 3가지 원인’을 챗GPT에 물어보니 채 1분도 되지 않아 답변을 내놓았다. 문맥 등 일부 수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었지만, 질문이 요구하는 답변 방향에 맞게 정리된 상태였다.

     

    강원대 경영학과 졸업시험 문제를 챗GPT에 물어보니 1분도 되지 않아 답을 내놓았다. (사진=챗GPT)
    강원대 경영학과 졸업시험 문제를 챗GPT에 물어보니 1분도 되지 않아 답을 내놓았다. (사진=챗GPT)

    이렇다 보니 대학생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강원대 신입생 김모씨는 “대학가에서 챗GPT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데, 이걸 쓴다고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너무 편협한 사고”라며 “학업에 도움이 되는 프로그램이라면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적극 사용하도록 권장해야 한다”고 했다.

    한림대 재학생 서모씨는 “실제로 계절학기 과제 자료수집에 챗GPT를 써봤다”며 “사람이 손수 찾으면 1~2시간 걸릴 내용을 30초 만에 정리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대학 커뮤니티에 “코딩 과제와 논문을 쓰면서 챗GPT의 도움 많이 받고 있다” “이번 학기 학점 챗GPT로 부수겠다” 등 관련 글이 다수 올라와 실제 사용하고 있거나 관심을 갖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보였다.

    ▶챗GPT 방지 툴 개발 vs 과제에 필수 사용

    하지만 보고서, 논문 등 에세이 형태 과제가 많은 대학에서는 이런 편리함 때문에 대필, 표절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대 커뮤니티에는 “계절학기 과제를 챗GPT로 냈다. 결과는 A+”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에 서울대는 교내 AI 연구원과 함께 챗GPT를 활용한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툴 개발 논의를 시작했다. 또한 대학은 아니지만, 수도권 한 국제학교가 챗GPT를 이용해 작성한 영문 에세이를 제출한 학생 전원을 0점 처리하기도 했다.

    반면 이를 적극 활용하는 대학들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사이버대 한 교양 과목에서는 챗GPT 사용을 수업에 의무화했다. 이뿐만 아니라 과제를 제출할 때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해당 과목의 교수는 강의계획서를 통해 “유용한 툴을 활용해 본인의 사고 한계를 넘는 것도 수업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챗GPT 사용을 허가한 서울사이버대 교양 수업 공지사항. (사진=연합뉴스)
    챗GPT 사용을 허가한 서울사이버대 교양 수업 공지사항. (사진=연합뉴스)

    대부분 대학에서는 아직 챗GPT에 관해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않았다. 연세대·고려대·한양대·경희대 등 수도권 주요 대학을 포함해 강원대·한림대 등 춘천지역 대학도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나 대비책에 대한 논의는 신중하게 다가가겠다는 입장이다. 한림대 교무처 관계자는 “과제 대필이나 표절 문제 등 AI 활용 논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며 “다만 대학 차원에서의 대처 방안이나 교수 개인 차원에서 이를 대응해 달라는 요청 등 챗GPT 대비책에 대한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서충식 기자 seo90@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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