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할인을 해주지⋯정부 눈치에 데이터 뿌리는 통신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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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라리 할인을 해주지⋯정부 눈치에 데이터 뿌리는 통신사들

    이동통신사, 다음 달 무료 데이터 제공
    정부 “통신 요금 인하” 발언 의식한 듯
    사용자 60% 이상 월평균 사용량 ‘8GB’
    일부 이용자 “데이터 말고 요금 인하”

    • 입력 2023.02.17 00:01
    • 수정 2023.02.18 00:11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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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쓸모가 있을까요?”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3월 한 달간 가입자들에게 데이터 30GB(기가바이트)를 무료 제공하기로 했다. 가입자들의 통신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이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보여주기식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이동통신 3사(KT, SKT, LG유플러스)는 15일 다음 달 통신 데이터를 무상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고물가로 인한 공공요금 인상 우려에 통신 요금 인하 압박에 나선 정부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같은 날 “통신은 공공재 성격이 강한 만큼 물가 안정을 위한 고통 분담에 업계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통신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KT와 SKT는 다음 달 모든 성인 가입자들에 데이터 30GB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 등에서 HD 고화질 동영상을 30시간가량 시청할 수 있는 양이다. LG유플러스 역시 기존 요금제 제공량만큼 데이터를 추가 제공한다. 10GB 사용 요금제라면 10GB를 더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데이터 무상 제공이 소비자들의 통신비 절감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용 가능한 데이터는 늘겠지만 정작 내야 하는 통신 요금은 아무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직장인 이모(26)씨는 “코로나19가 유행할 때 통신 요금을 할인해주던 방식이 훨씬 낫다”며 “데이터 제공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던 2020년 9월 당시 정부는 청년 및 노년층을 대상으로 통신비 2만원을 지원했다.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다음 달 데이터 30GB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등장했다. (사진=최민준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다음 달 데이터 30GB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이 등장했다. (사진=최민준 기자)

    데이터 30GB을 사용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사용자 대부분은 자신의 사용량을 조금 웃도는 데이터 요금제를 사용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국내 이동전화 회선 7661만4456개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4G(61%) 이용자의 한 달 데이터 평균 사용량은 8.1GB였다. 이통사 무료 제공량의 4분의1 수준이다. 평소 사용하던 양의 네 배를 한 달 안에 모두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대학생 권모(25)씨는 “요샌 와이파이도 많이 설치돼 있어 데이터를 그렇게 많이 쓸 일이 없다”며 “다 쓰기 위해 동영상을 켜둔 채로 다닐 수도 없고 차라리 여러 달에 걸쳐 나눠 제공하는 게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제공되는 데이터 잔여량에 대한 할인이나 이월 관련 방안은 따로 알려지지 않았다.

    한 이동통신업 관계자는 “물가 상승 속에서 통신사도 최선을 다한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데이터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도 큰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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