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몸 사용설명서] 나만 왜 유달리 추울까⋯5가지를 점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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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몸 사용설명서] 나만 왜 유달리 추울까⋯5가지를 점검하세요

    • 입력 2022.12.23 00:00
    • 수정 2022.12.24 00:03
    • 기자명 보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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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고종관 보건학박사·전 중앙일보 의학전문기자

    예년에 비해 겨울 한파가 일찍 찾아왔습니다. 유난히 추위를 타는 분들에게 올해는 겨울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남들보다 유별나게 추위를 싫어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았는데도 몸을 웅크리며 담요나 난방 기구를 찾거나 야외활동을 꺼리지요. 겨울에 추운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다지 춥지 않은 날씨에도 몸에 찬 기운이 돈다면 건강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가 추위를 느끼는 것은 피부에 있는 센서(촉각 수용체) 덕분이죠. 센서가 외부 온도를 감지해 뇌의 시상하부에 정보를 전달하면 즉시 체온 조절 시스템을 가동하는 원리이지요. 촉각 수용체를 발견한 사람은 미국의 생리학자 데이비드 줄리어스 교수와 스크립스연구소의 아뎀 파타푸티언입니다. 이들이 2021년 감각센서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으니 간단하게 보이는 원리도 신비의 베일을 벗은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어요.

    어쨌든 우리 몸에는 자동 보일러 시스템이 있어 섭씨 37도의 ‘중심(심부)체온’을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피부의 미세혈관을 확장해 체온을 식히고, 추워지면 피부 혈관을 수축시켜 중심체온을 보호합니다. 매서운 강추위를 만나면 손발이나 피부 온도를 낮춰 중심체온을 지키는 것이지요.   

    체온을 유지하는 노력은 이뿐이 아닙니다. 모공을 닫고, 수분 방출을 줄이는가 하면, 근육을 수축시켜 열을 생산합니다. 소름이 돋고, 소변양이 늘어나며, 몸을 떠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추위에 약한 분은 어떤 신체적 취약점이 있을까요. 첫째, 근육량과 체중의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근육은 열을 생산하는 공장입니다. 체격이 크고, 몸이 실한 사람은 그만큼 보일러의 용량이 크다는 뜻이죠. 체온을 보호하는 단열재 기능도 합니다. 따라서 BMI(체질량지수)가 18.5㎏/m² 미만으로 저체중인 분들은 보온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둘째, 혈액 순환이 잘 안 되는 분들입니다. 혈액은 온몸 구석구석 다니며 몸을 덥히는 역할을 합니다. 혈액이 제대로 돌지 않으니 손발이 차갑고, 추위를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요. 혈당이 높은 당뇨 환자의 경우 혈액이 걸쭉해 혈액 순환이 잘 안됩니다. 동맥경화로 혈관 곳곳이 좁아져 있어도, 심장의 펌핑 기능이 떨어져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납니다. 보일러가 팡팡 돌아가야 집안이 따뜻해지는 원리와 같습니다. 특히 흡연을 하면 추위를 더 탄다고 해요. 몸의 혈관이 수축돼 혈액 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이지요. 

    셋째, 갑상샘 기능이 떨어지는 분들입니다. 갑상샘 호르몬은 열과 에너지를 만들어냅니다. 이 호르몬이 부족하면 신진대사가 느려지고, 땀도 잘 나지 않습니다. 피부나 모발이 건조하거나, 만성 피로 또는 식욕 부진, 이유 없는 체중 증가와 같은 동반 증상이 나타나니 이런 분들은 한 번쯤 호르몬 검사를 받길 권합니다.

    넷째, 철분 결핍 빈혈입니다. 낮은 철분 수치는 만성 냉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철은 적혈구가 산소를 운반하는 것을 도와 열을 생산하는데 기여하지요. 게다가 철분이 부족하면 갑상샘 저하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비타민 B12가 부족해도 악성 빈혈에 걸릴 수 있습니다. 비타민 B12는 다른 비타민과는 달리 육류나 생선류에 주로 있어 채식주의자는 부족할 수 있어요. 혈액 검사를 통해 비타민 B12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아보고 보충하도록 하세요.

    다섯째, 나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고령일수록 체온 조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거든요. 게다가 체지방도 줄고, 체내 수분도 줄어듭니다. 몸에 물이 충분히 저장되면 체온의 급격한 변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더울 때는 땀으로, 추울 때는 보일러의 효율을 높여주는 역할을 해서지요. 문제는 나이가 들면 뇌속 갈증 중추의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오줌 색깔이 진할 때는 물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 주기적으로 수분 섭취를 하셔야 합니다.

    만성 저체온은 면역력을 떨어뜨려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됩니다. 외출 시 열 손실이 많은 머리와 목을 보호하는 모자와 목도리를 반드시 착용하고, 두툼한 장갑과 방한화로 심장과 거리가 먼 손발 보온에 신경 써야 합니다. 

    열 생성과 체온 보호를 위한 제1원칙은 운동입니다. 용량이 큰 보일러(심장)와 탄탄한 배관(혈관), 그리고 두툼한 단열재(근육)로 무장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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