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가격 눈속임 여전⋯얼마 나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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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용실 가격 눈속임 여전⋯얼마 나올지 모른다

    입간판이나 외부에 최저 가격만 명시한 경우 많아
    기장추가 금액 요구하거나 영양클리닉 유도하기도
    “상담단계에서 요금 정확하게 알아봐야 피해 예방”

    • 입력 2022.10.23 00:02
    • 수정 2022.10.26 01:22
    • 기자명 이현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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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명동 근처의 한 미용실은 시술 최저요금만 표기해 소비자가 정확한 시술 비용을 알 수 없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21일 명동 근처의 한 미용실은 시술 최저요금만 표기해 소비자가 정확한 시술 비용을 알 수 없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머리가 기셔서 기장추가 요금 8만원 있습니다.”  

    이모(29·퇴계동)씨는 지난주 미용실에 갔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입간판에 파마가 9만원이라고 적혀 있었는데 기장추가 요금 8만원이 더 붙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예상했던 금액의 2배가량인 17만원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했다. 그녀는 “분명 9만원이라고 돼 있는데 추가 요금이 왜 붙냐고 항의하니 직원이 그건 단발 요금이라고 얘기했다”며 “바가지 쓴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강모(33·교동)씨도 최근 미용실에서 비슷한 일을 경험했다. 인터넷에서 7만원이라고 적힌 가격표를 보고 방문했는데, 샴푸가 끝난 후 미용사가 추가 요금을 요구했다. 강씨는 “머리가 극손상모라 미용사가 추가 요금 5만원을 내야 한다고 했다”며 “샴푸까지 마친 상태라 그곳에서 시술을 받았지만 기분이 찝찝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춘천지역 미용실 대부분이 머리카락 길이(기장)나 상태에 따라 가격표에 표시한 요금보다 훨씬 비싼 요금을 고객들에게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미용실 바가지 요금을 없애기 위해 ‘옥외가격표시제(2013년)’와 ‘미용 가격 사전고지제(2017년)’를 시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미용실에서 추가 요금이 나오는 대표적인 사례는 이른바 기장추가 요금이다. 본지가 21일 춘천의 미용실 4곳을 방문한 결과, 기장추가 요금이 없는 1곳을 제외하고는 세 곳에서 가격표에 적히지 않은 기장추가 요금을 받고 있었다. 귀밑까지 오는 단발의 경우 추가 요금이 붙지 않지만 머리가 어깨까지 오면 3만원, 가슴 아래까지 내려오면 6만원 정도의 금액이 기존 시술비에 추가된다.  

    모발 상태에 따라 추가 요금이 나오는 경우도 많다. 기자가 이날 방문한 한 미용실에서는 기자에게 머리가 많이 상해 이대로는 염색을 할 수 없다며 영양클리닉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기본 염색만 받을 수 없느냐고 묻자 “시술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해 추가 비용을 낼 수밖에 없었다. 염색 요금 9만원에 클리닉 가격 5만원이 추가돼 비용은 총 14만원이 청구 됐다.   

     

    조양동에 있는 한 미용실은 기장추가 금액이 있음에도 가격표에 이를 표기하지 않았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조양동에 있는 한 미용실은 기장추가 금액이 있음에도 가격표에 이를 표기하지 않았다. (사진=이현지 인턴기자)

    한국소비자원 강원지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소비자원에 접수된 미용 서비스 피해 접수 건수는 총 24건으로 미용실 관련 피해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서비스 전 상담단계에서 소비자들은 시술 이력, 현재 모발 상태를 정확히 알리고 가격을 확인해야 한다”며 “미용 서비스 계약 내용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보 부족으로 인한 소비자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발 미용 서비스 동의서를 제정‧보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충식 기자·이현지 인턴기자 seo90@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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