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고서] 5. 버려보고서···하루 동안 나온 생활 속 쓰레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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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보고서] 5. 버려보고서···하루 동안 나온 생활 속 쓰레기는?

    • 입력 2022.01.31 00:02
    • 수정 2022.02.01 00:05
    • 기자명 배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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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하루에도 무수히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자기 전 눈을 감는 순간까지 비닐 포장을 뜯고, 플라스틱을 버린다. MS투데이는 하루 동안 만들어지는 쓰레기를 추적해 봤다. <편집자주>

    ▶하루 1번씩 꼭 버리는 ‘마스크와 비닐’
    기자가 하루 중 가장 먼저 만든 쓰레기는 마스크를 포장했던 비닐이다.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면서 마스크를 꺼내자 비닐이 남았다.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착용은 일상이 됐다. 일회용 마스크를 쓰니 하루 1번씩은 마스크와 비닐 쓰레기를 생산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주당(1월 17~23일 기준) 마스크 생산량은 9693만개에 달한다. 마스크 생산 업체도 폭증했다. 지난달 23일을 기준으로 국내 마스크 제조업체는 1611곳이다. 지난 2020년 1월(137곳)에 비하면 1년 새 10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3일당 마스크 1개를 사용해 국내에서 연간 73억개의 마스크가 배출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에선 1주일에 약 9693만개(1월 17~23일 기준)의 마스크가 생산되고 있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국내에선 1주일에 약 9693만개(1월 17~23일 기준)의 마스크가 생산되고 있다. (그래픽=클립아트코리아)

    이렇게 생산된 마스크 쓰레기는 환경의 골칫덩어리로 떠오르고 있다.

    마스크의 필터는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프로필렌(PP)으로 만들어져 소각하면 유해물질이 나올 수 있다. 이를 매립하면 완전 분해되기까지 수백년이 걸린다. 아무렇게나 버려져 바다로 흘러 들어간 마스크는 펭귄의 뱃속에서 발견되기도 했고, 갈매기의 발을 묶기도, 해마의 꼬리에 걸리기도 한다.

    이에 ‘잘 버리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된다. 사용한 마스크를 접은 후 마스크에 달린 끈으로 말아서 묶어 버리면 된다.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한다.

    면 마스크에 필터를 교체하는 방법도 권장된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폐마스크 배출량을 줄일 수 있고, 일회용 마스크를 사는 것보다 비용도 절감된다. 개별포장 마스크를 뜯으면서 나오는 비닐은 비닐류로 분리 배출해야 하며, 벌크 포장된 마스크를 사는 방법도 있다.

    ▶비닐 안에 비닐 있다
    기자는 휴게실에 놓인 과자를 뜯어 먹으면서 두 번째 쓰레기를 생산했다. 해당 과자는 낱개 포장한 것을 한 번 더 비닐로 포장한 제품이다. 이 과자의 포장재는 앞서 언급했단 폴리프로필렌이었다.

    폴리프로플렌은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과자나 라면의 포장재로 쓰이며, 물병이나 페트병의 뚜껑으로도 사용된다. 기저귀와 자동차 부품, 테이프 등의 재료이기도 하다.

    재활용을 위해 오염이 심한 비닐은 물로 헹궈 버리는 것이 좋다. 씻어도 오염이 심하게 남아있는 것은 재활용이 안 되는 만큼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세 번째 쓰레기는 카페에서 만들었다.

    점심을 먹은 후 카페에 갔다. 카페의 경우 먹고 가는 사람들에 한해 머그잔에 음료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그러나 기자가 방문한 무인카페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자판기에서 커피 한 잔을 결제하자 긴 종이컵에 담긴 채로 커피가 나왔다. 플라스틱 뚜껑이나 빨대는 받지 않았다.

    기자가 방문한 무인카페 자판기에서 커피를 선택하자 종이컵에 담긴 채로 나왔다. (사진=배지인 기자)
    기자가 방문한 무인카페 자판기에서 커피를 선택하자 종이컵에 담긴 채로 나왔다. (사진=배지인 기자)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15개 커피전문점(스타벅스·커피빈·할리스커피 등)과 4개 패스트푸드점(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 등)의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사용량은 총 9억8900만개(675t)로 나타났다. 빨대가 9억3800만개(657t)로 대다수를 차지했고, 젓는막대는 5100만개(18t)다.

    자원순환을 위해 오는 6월 10일부터는 일회용 컵에 보증금이 붙는다.

    매장 수 100개 이상인 커피 판매점과 제과·제빵점, 패스트푸드점 등이 대상이며 전국 3만8000여개 매장에 도입될 예정이다. 일회용 컵을 사용하려면 보증금 300원을 내야 하고, 반납할 때 돌려받는 방식이다.

    이외에도 하루 동안 수많은 쓰레기가 발생했다. 점심·저녁을 해결하며 식당에서 발생한 음식물 쓰레기부터 간식을 포장한 종이와 그 종이를 담은 비닐, 나무젓가락, 화장지나 물티슈는 기본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영향으로 음식 포장과 주문이 증가하면서 플라스틱 배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쓰레기는 지금껏 소비의 산물이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소비는 중요하다. 여러 방면에서 소비가 촉진되면 경제도 활성화된다. 한편에서는 소비를 늘리겠다고 각종 정책이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들은 ‘쓰지 말자’와 ‘쓰자’ 사이에서 혼란스럽다.

    소비자가 온갖 환경 부담금을 부담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기업은 환경 운동의 흐름에 편승해 너도나도 친환경 마케팅을 펼치지만, 현재로서는 ‘더 비싼 친환경 물건’, ‘일회용 컵 보증금’ 등을 실질적으로 부담하는 것은 소비자라는 의견이다.

    그런데도 환경운동에 관한 관심은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기업들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내세우면서 친환경에 대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코로나19가 가속한 환경문제를 위해 개인과 사회의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배지인 기자 bji0172@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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