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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크리에이터] 45. ‘핀든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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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크리에이터] 45. ‘핀든하우스’
  •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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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9.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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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 캠퍼스 커플로 만난 30대 예술가 부부
자녀와 함께 서울에서 춘천 보금자리로 이주
운교동 노후 주택 개조, 펜 드로잉 카페 창업
예술 커뮤니티 활동, 골목 상권 활성화 꿈꿔

춘천 운교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를 잡은 화사한 2층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2층 건물 흰색 담장 옆에는 빨갛게 익은 개복숭아 나무가 행인을 반긴다. 펜 드로잉 작가 ‘핀든아트’의 아틀리에이자 성인 취미 미술 수업 교실이면서, 동시에 맛난 커피가 있는 카페 ‘핀든하우스(Finden House)’다. ‘아티스트’ 전보람(36)과 ‘디자이너’ 허준영(35) 공동대표 부부가 자녀와 함께 춘천으로 이주해 ‘맨땅에 헤딩’ 하면서 직접 만들어낸 새로운 보금자리다.

 

사진은 운교동 주택가에 자리잡은 '펜 드로잉' 카페 겸 원데이 클래스 공간 핀든하우스 모습. (사진=권소담 기자)
사진은 운교동 주택가에 자리잡은 '펜 드로잉' 카페 겸 원데이 클래스 공간 핀든하우스 모습. (사진=권소담 기자)

▶아이가 뛰어놀 수 있는 동네
“자녀가 생기고 나서 대도시 아파트 단지에서의 육아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어요. 내 아이가 신나게 몸을 움직이고 타인과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을 직접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복잡한 서울에서 층간 소음에 대한 부담으로 고통받던 부부는 자녀에게 맘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남편 허준영 씨의 고향인 춘천으로 이주를 결정했다.

동부시장 뒤쪽 운교동 골목에서 지금의 핀든하우스가 된 오래된 가옥을 만났다. 지난 1985년에 지어진 노후 주택을 개조해 1층은 작업실 겸 카페, 2층의 경우 가정집으로 리모델링 했다. 바로 옆 필지도 함께 매입, 폐가를 철거하고 푸릇푸릇한 잔디가 깔린 너른 마당으로 탈바꿈했다. 부부의 18개월 난 아이가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올해 5월 춘천으로 완전히 이주한 후, 지난달 초 정식으로 카페도 오픈했다.

 

그림 수업이 이뤄지는 핀든하우스 내 작업 공간. (사진=권소담 기자) 
그림 수업이 이뤄지는 핀든하우스 내 작업 공간. (사진=권소담 기자) 

예술가 기질이 다분한 허준영·전보람 부부의 눈에 운교동은 복고풍(Retro)의 매력이 있는 동네였다. 빨간 벽돌과 주황색, 파란색 등 갖가지 색깔의 페인트가 칠해진 건물이 아기자기한 느낌을 줬다.

처음에는 주택 1층을 작업실로 활용하려고 했지만, ‘핀든아트’(펜 드로잉 아티스트 전보람 작가의 활동명)의 작품을 더 널리 알리고 좀 더 대중이 친숙하게 그림에 대해 느낄 수 있도록 카페를 겸한 공간을 기획했다. MZ세대 소비자보다는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지만, 앞으로 핀든하우스와 비슷한 결을 가진 공방이나 가게가 몇 개 더 자리를 잡게 되면 서울 망원동 같은 도시 재생형 골목상권으로 거듭날 수 있겠다는 확신도 있었다.

오래된 주택가에 젊은 부부와 아이가 이주하자 골목길의 분위기도 달라졌다. 운교동의 이웃 어르신들은 “아이의 웃음소리만으로도 동네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부부는 유튜브 ‘핀든아트’ 채널을 통해 춘천으로의 이주와 핀든하우스 창업 준비 등을 소개하며 소통하고 있다. 펜 드로잉을 소개하는 콘텐츠도 인기가 높다.

 

핀든하우스 창업 준비 과정을 담은 유튜브 채널 '핀든아트'의 영상 콘텐츠. (사진=유튜브 '핀든아트' 갈무리)
핀든하우스 창업 준비 과정을 담은 유튜브 채널 '핀든아트'의 영상 콘텐츠. (사진=유튜브 '핀든아트' 갈무리)

▶여행 드로잉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핀든하우스에는 커피와 미술이 있다. 카페 공간은 부부가 직접 인테리어 작업을 했다. 조명, 계산대의 벽돌까지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예술가 부부의 감각을 녹여낸 공간에서 예술 기반 커뮤니티 활동이 이뤄진다.

매주 수·목·일요일에는 여행 그림작가 ‘핀든아트’의 드로잉 클래스가 열린다. 수업에 필요한 모든 재료와 카페 음료 한잔을 포함해 1회 5만원, 4회 18만원에 진행하는 펜 드로잉, 수채화 수업이다. 작은 소품부터 식물과 음식, 건물 등 여행지 또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습이 그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춘천으로 이주, 핀든하우스를 창업한 허준영(사진 왼쪽), 전보람(사진 오른쪽) 부부. (사진=권소담 기자)
춘천으로 이주, 핀든하우스를 창업한 허준영(사진 왼쪽), 전보람(사진 오른쪽) 부부. (사진=권소담 기자)

카페를 위한 음료 제조와 메뉴 개발은 남편인 허준영 디자이너의 몫이다. 퇴직한 아내에게 처음 그림 여행을 먼저 제안했던 것도 그였다.

허준영·전보람 부부는 서울에서 ‘미대생’ 캠퍼스 커플로 만나 결혼했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후 부인 전보람 대표는 입시 미술 학원 강사로, 남편 허준영 대표는 기업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다.

삶의 전환점이 필요했던 지난 2018년, 전 대표는 미술 강사를 그만두고 유럽으로 혼자 한 달간 여행을 떠났다. 입시 미술을 하면서 놓치게 된 ‘내 그림’을 찾기 위해서였다. 스케치북과 펜만 들고 떠난 여행이었다.

귀국 후 서울 성수동 갤러리 카페에서 여행 그림 전시회를 열었다. 강사가 아닌 ‘작가’로 처음 불린 순간이다. 여행지에서 간단한 도구만으로 빠르게 그려낸 그림이 큰 호응을 얻었다. “나도 여행지에서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이들이 많아 여행 테마의 드로잉 원데이 클래스를 열었다. 심리적 압박이 거셌던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비 전공생들과 취미로 즐겁게 그림을 그리는 과정에서 그도 큰 기쁨을 느꼈다.

 

전보람 작가의 부다페스트 펜 드로잉 작품. (사진=권소담 기자)
전보람 작가의 부다페스트 펜 드로잉 작품. (사진=권소담 기자)

이후 ‘핀든아트’의 취미 그림 수업은 비즈니스화됐다. 3평짜리 옥탑방에 작업실을 얻어 수업을 진행했고, 온라인 수업 플랫폼인 클래스101에 진출하며 드로잉 클래스를 통한 사업 모델을 처음으로 경험했다. 전 작가는 ‘빠르게 드로잉하고 쉽게 수채화 그리기’ 책을 출간하는 등 미술 기반 콘텐츠로 다양한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다.

클래스101을 통해 전보람 작가의 드로잉 수업은 소위 ‘대박’이 났다. 핀든아트는 지난 2019년 ‘클래스101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핀든아트(Finden Art)는 영어 ‘find’와 비슷한 의미가 있는 독일어로 ‘발견하다’, ‘알아내다’, ‘찾아내다’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직장을 그만두고 훌쩍 떠난 여행에서 ‘그림으로 나를 발견한’ 기쁨을 모두와 함께 나누겠다는 뜻이다.

 

핀든하우스에서는 전보람 작가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엽서, 스티커 등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권소담 기자)
핀든하우스에서는 전보람 작가가 그린 그림으로 만든 엽서, 스티커 등 굿즈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권소담 기자)

유럽 여행에서 시작된 ‘펜 드로잉’은 전시회로, 원데이 클래스 수업으로, 다시 춘천의 펜 드로잉 카페 공간으로 옮겨왔다. 전보람, 허준영 씨 부부가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다.

전보람 작가는 “아직 젊은 우리 부부가 춘천에 전원생활을 즐기러 온 것은 아니다”며 “춘천에서 예술을 좀 더 대중적인 방식으로 즐기고 미술을 가까이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을 통해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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