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MS투데이와 만났던 당신, 여전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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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기획] MS투데이와 만났던 당신, 여전하신가요?

    • 입력 2023.01.12 00:01
    • 수정 2023.01.13 00:09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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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투데이는 창간 이후 우리 주변의 소상공인, 창업가 등 풀뿌리 경제 주체를 발굴해 지면으로 소개해왔다. 지난 3년은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이들에게도 결코 녹록지 않았던 시기다. 이들은 여전히 자신의 사업에 확신을 가지고 단단히 골목상권을 지켜내고 있을까. 독자와 만났던 창업가들의 근황을 전한다. <편집자 주>

    ▶청년은 사업가가 됐다

    “비슷한 취향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먹고 마시는 곳입니다.”

    허문영(31) 디어라운더 대표는 본지에서 ‘U턴족’으로 소개한 청년 창업가였다. 다시 만난 그는 지난달 9일 사농동 강원도립화목원 인근에 복합 문화 공간 디어라운더(dear rounder)를 가 오픈했고, 올해 식목일 정식 개업할 예정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제는 어엿한 사업가가 됐지만 그의 눈빛은 2년 전 기자에게 창업 아이디어를 설명하던 열정 넘치는 청년 그대로였다.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함께 공부한 백진희(31) 대표가 그와 동업하고 있다.

     

    지난달 춘천 사농동에 복합문화공간 '디어라운더'를 개업한 백진희(왼쪽), 허문영(오른쪽) 공동대표. (사진=디어라운더 제공)
    지난달 춘천 사농동에 복합문화공간 '디어라운더'를 개업한 백진희(왼쪽), 허문영(오른쪽) 공동대표. (사진=디어라운더 제공)

    복합문화공간이라는 ‘디어라운더‘는 카페 겸 스튜디오‧갤러리 및 숙박 시설이다. 허 대표는 “디어라운더라는 이름에는 동글동글한 것들을 모아 놓은 공간에서 ‘순례자’(rounder)들이 취향을 나눴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둥근 인테리어와 동그라미 소품을 활용해 꾸몄고, 천장 구조는 폐교의 바닥 목재를 재활용했다.

    저녁에는 사전 예약을 통해 다이닝 코스도 선보인다. 참나물 페스토 파스타와 닭갈비 에그인헬 등 메뉴로 지역성을 살렸다. 바질 토마토 휘낭시에 재료로 쓰이는 토마토는 춘천산을 고집한다. 향후 산지 직송 시스템을 구축하고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메뉴로 개발할 예정이다.

    카페 이름에 맞춰 둥근 형태의 인테리어를 강조한 디어라운더. (사진=디어라운더 제공)
    카페 이름에 맞춰 둥근 형태의 인테리어를 강조한 디어라운더. (사진=디어라운더 제공)

    카페 2층은 전시 공간이다. 이곳에서 신진 예술가와 협업해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포부를 세웠다. 디자인 엽서와 브랜드 커피잔, 티셔츠 등도 판매한다. 숙박 공간 역시 투숙객이 다양한 생활용품을 체험해보는 ‘쇼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춘천의 ‘러쉬’를 꿈꾼다

    “영국에 러쉬가 있다면, 춘천에는 르사봉이 있습니다.”

    2021년 1월 본지가 만났던 정진희(37) 대표는 근화동396창업지원센터를 갓 졸업한 새내기 창업가였다. 정 대표가 창업한 르사봉은 지역에서 생산한 천연 재료로 비누를 만드는 회사다. 르사봉은 ‘비누’라는 뜻의 프랑스어로, 기본에 충실한 바른 씻을 거리를 표방한다.

    다시 만난 정 대표는 르사봉을 ‘춘천의 러쉬(LUSH)‘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삼고 판로 개척에 힘쓰고 있었다. LUSH는 목욕용 제품으로 유명한 영국의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다. 정 대표는 “올해부터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를 개설하고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며 “앞으로는 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과 협업한 욕실 어매니티(amenity)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춘천지역에서 난 식재료를 이용해 수제 비누를 만드는 정진희 르사봉 대표. (사진=권소담 기자)
    춘천지역에서 난 식재료를 이용해 수제 비누를 만드는 정진희 르사봉 대표. (사진=권소담 기자)

    최근에는 춘천산 유기농 쌀을 활용한 전신용 비누 ‘르블랑’을 개발했다. 막국수를 연상케 하는 메밀 성분의 ‘봉마땅’과 막걸리를 재료로 한 ‘르뷰흐’ 등 주력 제품군을 확립했다.

    ▶끊임없는 메뉴 개발에서 답 찾았다

    “확신이 있었고 당연히 잘 될 줄 알았어요. 아무것도 몰랐으니 가능했던 생각이었죠.”

    운교동 주택가에 자리한 카페 핀든하우스의 공동대표인 허준영(왼쪽), 전보람(오른쪽) 부부. (사진=권소담 기자)
    운교동 주택가에 자리한 카페 핀든하우스의 공동대표인 허준영(왼쪽), 전보람(오른쪽) 부부. (사진=권소담 기자)

    젊은 부부가 춘천으로 이사와 오래된 주택을 개조해 카페를 창업했다. 본지 보도 후 1년여 만에 다시 만난 허준영(37), 전보람(38) 핀든하우스 공동대표는 ‘맨땅에 헤딩’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미대 출신 부부가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남편의 고향으로 돌아와 운교동 골목에 개업한 핀든하우스는 전 대표의 작가 활동명 ‘핀든아트(Finden Art)’의 아뜰리에라는 의미를 가진 카페다.

    여행 드로잉 작품을 구경할 수 있는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개업 초기 ‘핫플’로 사랑받았지만, 거리두기 정책 여파와 저조한 손님들의 재방문율에 어려웠던 시간이 있었다.

    카페 살림을 맡은 허 대표의 지속적인 카페 메뉴 개발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분위기가 반전됐다. 산미가 강조된 기존 커피 원두에 고소한 맛의 원두를 추가해 소비자의 선택지를 넓혔다. 허 대표가 직접 서빙하며 음료에 대해 설명한다. 그 결과 단골이 늘어나며 재방문율이 높은 카페로 탈바꿈했다.

    크리스마스 장식을 활용해 연말연시 분위기를 즐기려는 방문객도 많아졌다. 지난해 11월 이후 핀든하우스의 매출은 평시 대비 2배 이상 오르며 다시 한번 ‘핫플’로 도약 중이다.

    전보람 작가는 지난해 12월 춘천 상상마당에서 핀든아트 개인전 '여행기록'을 개최했다. (사진=핀든하우스 제공) 
    전보람 작가는 지난해 12월 춘천 상상마당에서 핀든아트 개인전 '여행기록'을 개최했다. (사진=핀든하우스 제공) 

    카페에는 핀든아트가 춘천의 골목과 하늘을 그린 작품이 전시돼 있다. 판매도 한다. 전보람 작가는 지난달 상상마당에서 첫 개인전 ‘여행기록’을 개최하는 등 전업 작가로서의 작업에도 몰두하고 있다. 전 작가는 “힘들었던 카페 경영으로 우울했던 마음을 치유하는 자세로 주변의 아름다운 것을 돌아보며 작업한 결과물”이라며 “당시 전시한 원화 작품 100여점 중 30여점이 판매돼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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