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한 춘천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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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한 춘천 도로

    주차 금지 표지판 아래에도 불법 주정차 성행
    교통사고 유발 원인, 화재 시 초기 진압 방해
    인도 위, 횡단보도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 점령
    공영주차장은 한산, 인근 이면도로는 북새통

    • 입력 2021.08.10 00:01
    • 수정 2021.08.12 00:29
    • 기자명 남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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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도로 곳곳이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로변 불법 주정차는 춘천시의 일상이 된지 오래다. 주정차 금지구역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음에도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자신만의 편의를 위해 불법 주정차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인도 위와 버스 정류장, 어린이보호구역에서도 뻔뻔한 불법 주정차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법 주정차에 나서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법 주정차에 나서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이 같은 불법 주정차로 교통혼잡 발생은 물론 시민들의 불편도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춘천시 후평동 일대와 팔호광장, 중앙로 등은 상습 교통정체가 발생하는 구간이다. 차량 통행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항상 불법 주정차 된 차량이 교통의 흐름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불법 주정차 차량을 피해 수시로 차선변경을 해야 한다. 불법 주정차가 많은 구간에서는 한 차선을 통째로 이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시민 A(33·석사동) 씨는 “출퇴근 시마다 불법 주정차 된 차량으로 길이 막힌다”며 “차량 통행이 많은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유발과 화재시 초기 진압 방해
    도로변에 불법 주정차 된 차량은 교통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MS투데이가 삼성교통문화안전연구소의 ‘불법 주정차 차량의 사고 유발 위험성 및 대책’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삼성화재에 접수된 불법 주정차 차량으로 인한 유발사고는 총 569건으로 집계됐다.

    삼성화재의 시장 점유율이 3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전국에서는 1900여 건의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사고는 주로 불법 주정차 된 차량을 피해 차선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불법 주정차는 대형화재의 우려도 낳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법 주정차가 소방차의 진입을 방해하며 화재 발생 시 가장 중요한 초기진압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소방시설 주변 5m 구간은 상시 주정차 금지구역이지만 주차한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소방시설 주변 5m 구간은 상시 주정차 금지구역이지만 주차한 차량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소방시설 주변에 주차된 차량이 소방용수 공급을 방해하기도 한다. 현행법상 소방시설 주변 5m 구간은 상시 주차금지 구역이다. 하지만 춘천 곳곳에서는 소방시설 주변에 주차된 차량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사람은 어디로 다니라고
    불법 주정차는 시민들의 보행로까지 점령하고 있다.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주차공간 부족과 잠시 물건만 내린다는 이유로 인도 위 주정차에 나서고 있다. 심지어 횡단보도를 완전히 가리고 주차한 운전자도 있다. 

    횡단보도를 가로막고 주차된 차량은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협한다. (사진=남주현 기자)
    횡단보도를 가로막고 주차된 차량은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을 위협한다. (사진=남주현 기자)

    이륜차들의 인도 위 주정차는 당연한 일상(?)이 됐다.

    춘천시 중앙시장 일대는 항상 사람들이 붐비는 공간이다. 특히 노년층들의 이용이 많아 손수레와 보행보조장치를 끌고 가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인도는 이륜차들의 불법 주정차로 점령되고, 시민들의 경우 통행을 방해 받고 있다.

     

    인도 위에 주차된 차량과 이륜차들로 보행자들이 불변을 겪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인도 위에 주차된 차량과 이륜차들로 보행자들이 불변을 겪고 있다. (사진=남주현 기자)

    ▶주차공간 부족 호소, 텅 빈 공영 주차장은?
    일부 시민들은 주차공간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 B(44·운교동) 씨는 “시내 중심가와 먹자골목 등은 항상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며 “점심을 먹으러 나와 주차할 공간이 없어 주변을 몇 바퀴씩 도는 일이 허다하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실제로 춘천시의 공공주차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춘천시 공공주차공간은 총 7006면이다. 공영주차장 6008면(93곳), 시유지와 사유지를 활용한 임시주차공간 998면(56곳) 등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춘천시에 등록된 차량 수가 14만588대인 것을 감안하면, 공공주차장 확보는 5% 정도에 불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반면 주차장이 있음에도 불법 주정차에 나서는 운전자들이 많아 이들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텅 빈 공영주차장(왼쪽)과 불법 주정차로 가득 찬 인근도로의 같은 날 모습. (사진=박지영 기자)
    텅 빈 공영주차장(왼쪽)과 불법 주정차로 가득 찬 인근도로의 같은 날 모습. (사진=박지영 기자)

    춘천시 온의동 풍물시장 옆 도로변은 항상 주정차 된 차량으로 가득 차 있다. 왕복 4차선 도로이지만 양쪽 끝 차선은 주정차 차량으로 점령돼 왕복 2차선만 이용할 수 있는 실정이다.

    풍물시장 공영 주차장이 인근에 위치해 있고 항상 주차공간도 여유가 있지만 일부 얌체 운전자들은 주차비용과 편의를 위해 도로변 불법 주정차에 나서고 있다.         

    ▶춘천시 매년 약 5만 건 단속
    MS투데이가 춘천시에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매년 약 5만 건의 주정차 위반 차량들이 단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총 4만9715건의 주정차 위반 차량이, 올해의 경우 이달 기준으로 벌써 2만9947건이 각각 단속됐다. 시는 고정형 주정차 감시 카메라와 단속 차량으로 매일 단속을 하고 있지만, 불법 주정차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시 단속을 펼치고 있으며,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도 병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주현 기자 nam01@m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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