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소상공인들, 자금지원 기다리다 폐업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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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소상공인들, 자금지원 기다리다 폐업 위기

    • 입력 2020.03.27 00:00
    • 수정 2021.10.27 16:17
    • 기자명 방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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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 내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경영안정지원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소상공인들. 사진/방정훈 기자
    26일 오전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 내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경영안정지원금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소상공인들. 사진/방정훈 기자

    "현재 펜션업을 하고 있는데요. 매출은 90% 이상 줄어들었는데 아무 것도 안 해도 한달에 500만~600만원이 나가요. 신용등급에 따라 최대 7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는데, 만약 적게 나오면 1년도 못 버틸 것 같습니다."

    26일 오전 10시30분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 내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춘천센터에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지원받기 위한 소상공인들로 북적였다. 이 가운데는 서류 미비나 선착순에 밀려 접수도 못 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더구나 매월 임대료 등을 지불해야 하는 소상공인의 입장에선 지원금이 나오는 한 두달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 경영안정지원금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 10% 이상 감소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최대 7000만원의 대출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2년 거치기간이 지난 후 3년 간 상환하면 되고 금리도 1.5%로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실명확인증표(운전면허증, 노인복지카드, 장애인복지카드, 여권 등) △사업자등록증 또는 사업자등록증명(최근 1개월 이내) △상시근로자 확인가능 서류(최근 1개월 이내) △매출액 확인서류(최근 1년간 표준재무제표증명 손익계산서 또는 부가가치세과세표준증명)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접수 자체가 다소 복잡하다. 이런 세부 정보 없이 공단을 찾은 자영업자들의 경우 서류를 완비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경우도 꽤 있다. 

    대기 번호표(최대 100번)를 아쉽게 받지 못한 김모씨는 "결국 내일 다시 와야 한다"면서 "번호표도 못받았지만 직원에게 물어보니 다른 서류도 준비해 와야 하고 여러모로 복잡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 아침 일찍 와서 신청을 한다고 해도 최소 한달 늦으면 두세달 이후에나 지원금이 나올텐데 현재 적자는 어떻게 메울 수 있을지 깜깜하다"고 밝혔다.

    특히 소진공이 없는 지자체에 온 자영업자들도 있었다. 양구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정모씨는 "부랴부랴 오전 9시에 왔는데 2시간 정도 기다렸다. 7시30분에 오셨던 분이 17번이었다고 하더라"면서 "다행히 서류 접수는 했는데 신용등급이 낮아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발생 전과 비교해 매출이 80% 이상 급감했다"면서 "지원을 받아도 코로나가 장기화되면 지원금만으로는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같은 소상공인이 한꺼번에 몰리자 10여명이 있는 접수 직원들이 감당하기엔 벅차 보였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는 약 120여명의 소상공인들이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 대기표를 받아도 상담이 밀려 30~40명이 넘는 이들이 대기를 하고 있었다.

     

    26일 오전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 내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직접대출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소상공인들. 사진/방정훈 기자
    26일 오전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 내 위치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직접대출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소상공인들. 사진/방정훈 기자

    소상공인 직접대출은 중기부 산하 전국 62개 소상공인진흥공단 지역센터에서 1000만원을 보증서 없이 신속 대출해주는 제도다. 신용등급이 4등급 이하인 저신용 소상공인 가운데 연체와 세금 미납이 없는 경우 이 제도를 활용하면 신청일 기준 5일 이내에 바로 대출금을 받을 수 있다.  

    춘천에서 의류판매업을 하는 김모씨는 "당장 임대료를 내지 못해 1000만원이라도 지원받으려고 왔다"면서 "아끼고 아껴서 3달 정도는 버틸 수 있다고 해도 회복이 안되면 결국 폐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춘천센터 관계자는 "춘천은 물론 주변 시·군 자영업자분들까지 오셔서 접수가 다소 지연되고 있다"면서 "최대한 빨리 접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정말 급해 지원을 빨리 받아야 하는 자영업자의 경우 우선 안정자금보다 직접대출을 받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MS투데이 방정훈 기자 hito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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