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괴롭게 사시길” 숨진 대전 교사 ‘민원 학부모’ 식당에 비난 쪽지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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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생 괴롭게 사시길” 숨진 대전 교사 ‘민원 학부모’ 식당에 비난 쪽지 가득

    • 입력 2023.09.11 15:09
    • 수정 2023.09.12 00:05
    • 기자명 오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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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악성 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와 관련 가해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유성구 한 가게 앞에 비난을 담은 시민들의 쪽지가 붙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전 교사의 가해 학부모가 운영하는 것으로 얄려진 사업장이 공개되며 비난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음식점 앞에 케첩을 뿌리는가 하면, 가게 벽면에 학부모를 비난하는 쪽지를 붙이는 등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었다.

    10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전 교사 사망 가해자 근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글에는 숨진 교사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가 운영 중인 한식 프랜차이즈 매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당신이 죽인 겁니다“ ”살인자“ ”아까운 우리 선생님을 살려내라! 악마들아!” 등 시민들의 항의가 담긴 쪽지가 가득 붙어있다.

    또 다른 가해 학부모의 사업장으로 알려진 미용실에도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너도 4년간 괴로움에 치를 떨길’ ‘살인자 헤어’ 등의 내용이 담긴 쪽지가 빼곡히 나붙었다.

     

    대전 초교 교사 사망 관련, 가해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가게 앞에 케찹, 밀가루 등이 뿌려져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대전 초교 교사 사망 관련, 가해 학부모가 운영한다고 알려진 가게 앞에 케찹, 밀가루 등이 뿌려져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불매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은 가게 앞에 계란과 밀가루, 케첩을 뿌리는 등 ‘음식물 테러’를 하거나 두 사업장의 온라인 후기 별점을 1점으로 남기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후기에는 “선생님 자살하게 만든 학부모 4명 중 한 분이 여기서 일하는 사장님이라고 들어서 구경 와봤습니다. 부끄러운 줄 아세요” “뿌린 대로 거둔다” “괴롭힘으로 사람 죽인 가게가 여긴가요?” 등 가해 학부모에 대한 비난 글로 가득찼다.

    사태가 커지자 해당 한식 프랜차이즈 본사는 9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당 가맹점 관련 내용을 신속하게 확인 중”이라며 “이유를 불문하고 내용이 확인될 때까지 영업 중단 조치 중이며 향후 사실관계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더 이상 이런 아픔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 유명을 달리하신 선생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의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학부모는 가게 운영에 문제가 생기자 곧바로 권리금을 걸어 놓고 해당 가게를 급매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숨진 교사 A씨는 지난 5일 오후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만에 사망했다.

    A씨는 2019년 유성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던 중 친구를 폭행한 학생을 교장실에 보냈다는 이유 등으로 해당 학부모로부터 아동학대 고소를 당하고 수년간 악성 민원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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