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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대신 멸균우유⋯원윳값 인상에 ‘카페라떼’ 맛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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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 대신 멸균우유⋯원윳값 인상에 ‘카페라떼’ 맛 바뀐다

    10월부터 원유 가격 8.8% 인상
    흰 우유 등 유제품값 상승 전망
    카페 타격 불가피, 자영업자 근심
    “가격 올리지도, 놔두지도 못해”

    • 입력 2023.08.08 00:01
    • 수정 2023.08.09 00:02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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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들이 멸균우유 들어간 라떼도 좋아하셔야 할 텐데요.”

    춘천 후평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이모씨는 최근 카페라떼 제조에 넣는 우유를 수입산 멸균우유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최근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기존에 사용했던 국내산 우유 1ℓ 팩 당 가격이 200~300원씩 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씨는 하루에 우유 20팩을 쓰는데, 한달이면 최대 18만원가량 원료비가 늘어나는 셈이다. 이씨는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는 우유맛이 약간 바뀌는 게 나을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결정했다”고 말했다.

    원윳(原乳)값 인상 확정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유제품 가격 상승이 기정사실화하면서 카페 자영업자들이 우유 대신 멸균우유를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원가 부담이 커지지만 손님이 줄어들까 봐 제품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는 ‘우윳값 때문에 골치 아픈데, 수입 멸균우유 써도 손님들 반응이 괜찮냐’ ‘조만간 멸균우유를 취급하려고 한다’ 등의 반응이 이어진다. 

    최근 낙농가와 유업계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는 오는 10월부터 원유 기본 가격을 1ℓ당 88원 올린 1084원(인상률 8.8%)으로 결정했다. ‘원유 가격 연동제’가 시행된 2013년 첫해 106원 오른 후 가장 큰 상승 폭이자 처음으로 1000원을 넘겼다. 원윳값이 오르면 흰 우유 등 유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지난해 원유 기본 가격이 ℓ당 5.2% 올랐을 때 흰 우유 평균 가격도 10%가량 상승했다.

    카페에서 파는 음료에는 라떼나 카푸치노 등 우유가 들어가는 제품이 많아 재료비 인상으로 이어진다. 현재 우유 업체들이 카페에 납품하는 흰 우유(1ℓ) 개당 가격은 약 2000~2600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0월부터 인상 가격이 적용되면 평균 납품가도 200~300원씩 올라 2000원 중후반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카페에서 하루에 우유 20팩을 쓰면 4000~6000원이 더 드는 셈이다. 

     

    춘천 우두동 한 카페에서 직원이 카페라떼에 들어갈 우유를 컵에 붓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원유 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우윳값도 오를 전망인 가운데 춘천지역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춘천 우두동 한 카페에서 직원이 카페라떼에 들어갈 우유를 컵에 붓고 있다. 오는 10월부터 원유 가격 인상이 확정되면서 우윳값도 오를 전망인 가운데 춘천지역 자영업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그러나 자영업자들은 음료 가격 인상을 망설이고 있다. 특히 동네 카페는 고객들의 가격 저항이 큰 만큼 원가를 떠안는 경우가 많다. 춘천 온의동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해 우윳값이 올랐을 때는 음료 가격을 올리지 못했는데, 이번에 또 인상된다고 해서 고민이 깊다”며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들의 이탈이 우려되고, 놔두면 재료비 상승을 마진에서 깎아 먹는 꼴”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원유 가격 인상에 따른 우유 가격 상승 요인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물가안정이라는 정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원유 인상 폭에 따라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손실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는 게 유업계 입장이다. 강원특별자치도 물가정보망에 따르면 지난달 흰 우유(서울우유) 1ℓ 평균 가격은 2938원이다. 인상된 원윳값을 반영하면 3000원대 진입이 유력하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ad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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