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10명 중 6명이 공휴일에 유급휴가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월 2일부터 13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에게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빨간 날 유급으로 쉴 수 있느냐’는 질문에 비정규직 58.5%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같은 질문에 정규직은 18.2%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공휴일에 유급으로 휴가를 보내지 못하고 있었다. 민간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58.9%가 ‘빨간 날 유급으로 쉬지 못한다’고 밝힌 반면, 민간 30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는 18.6% 수준이었다. 또 중앙이나 지방 공공기관 근로자도 73.7%가 ‘빨간 날 유급으로 쉰다’고 답했다.
임금 수준별로도 차이가 났다. 임금이 150만원 미만인 사업장의 근로자는 68.3%가 ‘빨간 날 유급으로 쉬지 못한다’고 응답한 반면, 임금이 150~300만원인 사업장의 근로자는 38.8%, 300~500만원 사업장은 24.3%, 500만원 이상 사업장은 14%만이 같은 답을 했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메신저를 통한 상담에서 “광복절 같은 빨간 날에 쉬는 것을 연차 휴가로 처리한다더라” “1년에 연차가 15개지만 근로자의 날, 대체공휴일 등 빨간 날을 공용 연차로 사용해 그걸 뺀 나머지 일수만 연차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근로자들의 사연도 접수됐다.
김스롱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의 지속적 심화 속에 작은 규모 사업장 근로자의 쉴 권리가 빠르게 박탈되고 있다”며 “정부와 정치권은 쉴 권리 관련 근로기준법 적용 범위 확대, 적극적 근로감독, 법 위반 사업주 처벌에 발 빠르게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경 기자 h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유급이 어렵지요
사업주와 근로자의 입장이 다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