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총선, 춘천 유권자가 가장 큰 피해자다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제22대 총선, 춘천 유권자가 가장 큰 피해자다

    [칼럼] 한승미 문화예술팀 기자

    • 입력 2024.04.04 00:00
    • 수정 2024.04.05 16:36
    • 기자명 한승미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막이 올랐다. 재외국민 투표는 이미 지난달 27일 시작됐고 사전투표는 5일부터 치러진다. 

    이번 선거는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치르는 첫 총선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강원자치도의 변화를 이끌 색다른 인물이나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참신한 정책이 기대됐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안타까운 과정들만 반복됐다. 특히 춘천·철원·화천·양구 갑을 선거구의 문제는 더욱 심각했다. 

    도내 8개 선거구 중 춘천 갑을 선거구는 가장 늦게까지 최종 후보를 내지 못했다. 춘천 갑 선거구는 최종 후보 등록이 임박해서야 대진표 윤곽이 나왔다. 춘천을 선거구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선거가 30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완성됐다. 전국에서도 매우 늦은 편으로 유권자는 물론 후보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28일 오전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 왼쪽)와 김혜란 국민의힘 후보가 퇴계 사거리, 명동 중앙로터리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각 선거캠프)
    허영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 왼쪽)와 김혜란 국민의힘 후보의 선거운동 모습. (사진=MS투데이 DB)

    문제의 시작은 선거구 획정이었다. 춘천의 분구 여부가 선거 40여 일 전까지 논란이 되면서다. 강원정치의 1번지인 춘천의 분구 여부는 선거 때마다 논란의 중심이 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문제는 개선되지 않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지난해 말 22대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안에서 춘천의 단독 분구안을 제시했다. 이때 춘천 분구 여파로 6개 시·군이 합쳐진 초대형 선거구가 등장하자 지역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정이라며 반발과 재검토 요구가 잇따랐다. 

    예비후보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진 가운데 결국 이들은 현행 선거구 유지 형태를 감안해 등록을 마쳤다. 자신이 추후 어느 선거구에 출마할지 확언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지역구로 홍보해야 하는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이후에도 춘천의 분구 가능성이 재차 도마 위 올랐지만 중앙 정치권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이번에도 춘천 단독 분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 유권자들도 4년간 지역의 현안을 맡길 후보와 정책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매번 같은 문제가 되풀이되면서 춘천 등 지역 유권자가 후보자와 공약을 검증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지고 이는 결국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본투표가 아닌 재외국민 투표나 사전투표를 감안하면 더욱 짧아진다. 지역의 미래를 맡길 투표가 20여 일만에 결정되는 셈이다.

    후보 공천이 늦어지다 보니 후보들은 정책 대결보다 경쟁자를 헐뜯고 비방하는 네거티브 선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선거운동 과정이 전국적으로 정권을 심판하는 기능이 강조되면서 정책 보다는 정당 위주로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선거전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야 정당 모두에서 지역 유권자들이 주목할 만한 정책 어젠다는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국회가 늑장을 부리고 여야가 잇속을 차리는 동안 결국 춘천의 유권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됐다. 춘천은 제22대 총선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지역의 발전을 이끌 국회의원의 자리가 정권 심판이나 누군가의 출세를 위한 발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23대 총선은 지역 대표성을 가진 후보들이 지역 발전을 위한 정책과 비전으로 겨루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8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