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분구’라는데 현수막은 ‘춘·철·화·양’⋯선거구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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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분구’라는데 현수막은 ‘춘·철·화·양’⋯선거구 “헷갈리네”

    예비후보자 선거운동 시작에도 선거구 획정 아직
    ″단독분구? 기존 선거구?″ 유권자 혼란 가중
    예비후보들, 기존 선거구 토대로 홍보물 제작
    선관위 ″개편 시 홍보물 규정 등 다시 공지″

    • 입력 2023.12.20 00:09
    • 수정 2024.03.06 14:13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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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시민 박모(34)씨는 최근 총선 예비후보들의 현수막에 표기된 지역구를 보고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는 “신문이나 TV 뉴스에선 춘천이 ‘단독 분구’로 선거를 치룬다고 하는데 후보들의 현수막엔 예전 선거구가 그대로 적혀 있다”며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철원이나 화천은 완전히 다른 지역인데 이렇게 하면 안되지 않냐”라고 말했다.

    내년 22대 총선에 출마하는 예비후보자들이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현수막을 걸고 명함을 돌리면서 선거운동에 한창이다. 하지만, 정작 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은 채 선거 홍보물이 배포돼 유권자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지난 12일 제22대 총선 예비후보자 등록을 시작했다. 예비후보자 등록은 현역 정치인과 정치 신인 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로, 후보 등록을 마치면, 공식 선거운동 전이라도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선거운동이 가능하다.

    춘천 갑·을 지역구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도 일찍이 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저마다 출퇴근길, 번화가 등으로 나가 유권자들의 민심을 사고 있다. 선거사무소나 시내 곳곳의 외벽에 대형 현수막도 등장했고, 예비후보자 명함을 돌리는 모습도 여기저기서 보인다.

     

    춘천 동면에 걸린 제22대 총선 예비후보들의 현수막. (사진=최민준 기자)
    춘천 동면에 걸린 제22대 총선 예비후보들의 현수막. (사진=최민준 기자)

     

    이 가운데 춘천 을구에 나선 후보자들은 모두 ‘춘천·철원·화천·양구’를 지역구로 적었다. 지난 총선 당시 획정된 지역이다. 이 홍보물은 아직 선거구 획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제작됐다. 만약, 선거구가 개편돼 바뀐다면 그동안 인사를 나눈 시민이나 홍보물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된다.

    특히 철원, 화천, 양구 등 아예 다른 지역을 끼고 있는 만큼 아예 선거 전략 자체가 달라질 수 있으며, 홍보물까지 모두 수정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는 춘천만 갑·을로 나눈 ‘단독 분구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춘천 을에 붙어있던 철원·화천·양구는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과 함께 묶었다. 이에 춘천 단독 분구를 찬성하는 여론과 또 다시 기형적 선거구를 우려하는 여론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선거구 논의는 다시 미궁 속에 빠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유권자의 알권리마저 침해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춘천시민 박모씨는 “만약 춘천이 철원, 화천 등과 분리되면 후보들도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명함을 받아도 이 사람이 우리 지역 후보가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현재 춘천 갑·을 선거구. (그래픽=MS투데이 DB)
    현재 춘천 갑·을 선거구. (그래픽=MS투데이 DB)

     

    예비후보자들은 예비후보 등록 전에 선거구가 정해질 줄 알았는데 일단 기존 선거구가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홍보물을 만들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접경지역이 포함된 춘천을의 한 예비후보는 “(선거구가) 예비후보 등록 전까지 결정될 줄 알았다”며 “현재로선 개편안을 따르기보다 기존 선거구로 유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선관위 관계자는 “과거 예비후보자 등록 후 선거구가 개편된 사례가 종종 있었고, 그 당시엔 기간을 정해 홍보물을 교체할 시간을 줬다”며 “만약 이번에도 선거구가 조정되면 함께 바뀔 선거법에 따라 자세한 사항을 추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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