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통이나 쟁여놨어요” 요소수 대란 재현 조짐에 현장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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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통이나 쟁여놨어요” 요소수 대란 재현 조짐에 현장 ‘비상’

    중국 당국, 차량용 요소 수출 제한
    화물차주 등 우려 커져, 사재기 조짐
    춘천 일부 주유소, 1인 3통 판매 제한
    정부, 대책 논의⋯“충분히 대처 가능”

    • 입력 2023.12.07 00:02
    • 수정 2023.12.11 00:08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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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을 하려면 2달에 한 번씩은 10ℓ짜리 요소수를 넣어야 하는데, 또 대란이 날 것 같은 불안감에 여유분으로 5통이나 구해놨어요.”

    춘천에서 동해안 일대 건축현장으로 매일 출퇴근하는 트럭 차주 김모(31)씨는 근처 주유소를 수소문해 요소수 여유분을 평소보다 더 쟁였다. 중국이 차량용 요소 수출을 막으면서 2년 전 ‘요소수 대란’이 다시 터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씨는 “화물차를 모는 사람들은 요소수에 생계가 달린 만큼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며 “지난 대란 때 1만원 정도였던 요소수를 6만원에 산 뒤로부터 조금만 차질이 생겨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말부터 자국의 요소 공급 차질을 우려해 수출 제한에 나서면서 제2의 요소수 대란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요소수 배송 지연을 겪는가 하면 화물 차주 등 생계형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사재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당장 요소수 대란이 재현될 가능성은 작다고 선을 그었지만, 2021년 악몽을 겪은 관련 업계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중국 당국이 차량용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요소수 대란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중국 당국이 차량용 요소 수출을 제한하면서 요소수 대란 재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춘천에서는 아직까지 요소수를 판매하는 주유소 31곳 가운데 1곳을 제외한 모든 주유소의 재고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일부 주유소는 요소수를 정상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평소 요소수를 주문하면 늦어도 2~3일이면 받을 수 있었지만, 배송 기간이 지연되거나 접수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춘천의 한 주유소 직원은 “주문해 놓은 요소수가 남아 있어 당장 운전자들이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은 아니지만, 재고 문의가 확실히 늘어나긴 했다”며 “공급이 더욱 지연되거나 수량이 모자라면 판매를 제한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요소수를 비축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사재기하려는 운전자들이 등장하자 일부 주유소는 1인 3통으로 판매 수량을 제한하고 있다. 실제 춘천지역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요소수 대란 오기 전에 구매하실 분’이라는 글을 올려 10ℓ짜리 요소수를 2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평균가격(1만4000원)보다 높은 수준이다.

    시장이 동요하자 정부는 6일 ‘제11차 경제안보 핵심품목 TF 회의’를 열어 요소수 공급 대책을 논의하고 대란 우려를 일축했다. 이날 회의에서 동남아 국가로부터 요소 5000톤을 수입하는 등 확보 물량이 늘어 차량용 요소 3개월 21일분치를 확보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유통시장 교란을 막기 위해 차주 단체와 주유소 등에 요소 구매 1회 수량 한도를 설정하는 등 업계의 자율적인 노력을 요청할 계획이다. 관계부처도 현장 수급 상황을 일일 모니터링하고 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국내 재고 및 중국 외 계약 물량으로 3개월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미 수입 대체 선이 확보돼 기업들도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한 만큼 2021년과 달리 충분히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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