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도 안 먹고 간다” 가을 성수기에도 외면당한 춘천 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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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갈비도 안 먹고 간다” 가을 성수기에도 외면당한 춘천 관광

    올해 9~10월 춘천 찾은 방문객 5.6% 감소
    음식·레저스포츠 비중 늘고, 문화 관광 줄어
    소양강 스카이워크 방문객 1년 만에 8% ↓
    관광객 지출액도 급감, 서비스업 경기 타격

    • 입력 2023.11.22 00:02
    • 수정 2023.11.28 13:15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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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파로 북적여야 할 가을 성수기에 춘천을 찾은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지역 경기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본지가 한국관광 데이터랩 등을 통해 분석한 결과, 이동통신 데이터로 추산한 올해 9~10월 춘천을 찾은 외부 방문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지역 전체적으로 방문자 수가 3.7% 줄었을 때, 춘천지역의 타격이 훨씬 컸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0대 여성 방문자가 소폭(0.5%) 늘긴 했지만, 70세 이상 여성의 방문은 28.8%나 급감했다. 지난해만 해도 70대 이상 부모님을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춘천이 인기였지만, 올해 들어 이런 경향성이 약해졌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보면, 내비게이션 검색량 비율에서 음식과 레저스포츠 분야는 늘었으나, 문화 관광을 위해 춘천을 찾은 이들은 오히려 줄었다. 닭갈비와 막국수 같은 춘천을 대표하는 음식과 수상 스포츠 등을 제외한 춘천만의 문화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자연스레 관광객이 춘천에 머무는 시간도 지난해보다 1.1% 줄었다. 평균 체류 시간은 255분으로 전국 기초 지자체 평균인 203분보다 52분 길기는 하지만, 숙박 일수는 1.56일로 전국 평균보다 0.15일 적다. 더 많은 관광객이, 더 오래 춘천에 머물 수 있도록 즐길 거리를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자 지역 서비스업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춘천을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자 지역 서비스업 경기가 나빠지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가장 큰 문제는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지역에서 쓰는 돈도 함께 감소했다는 점이다.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를 통해 추산한 관광 소비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줄었다. 해외여행이 본격적으로 재개되면서 국내 관광 소비가 지난해보다 2.5% 감소했는데, 춘천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도 타격이 더 컸다. 비씨카드와 신한카드 결제액으로만 지난해보다 식음료업 분야에서 6억8607만원이 빠졌다.

    올해 들어 춘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관광 시장에 미치는 타격을 보완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근교 여행으로 춘천을 찾던 국내 관광객이 줄어든 점은 춘천지역 서비스업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당장 춘천을 대표하는 주요 관광지의 입장객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문화관광연구원의 자료를 보면, 춘천 시내 관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소양강 스카이워크 입장객은 올해 9월 2만4065명으로 지난해 9월(2만6195명) 대비 2130명(8.1%) 감소했다.

    외곽의 제이드가든(-13.2%)이나 구곡폭포(-5.2%) 같은 관광지를 찾는 발길도 뜸해졌다. 국립용화산자연휴양림(-40.9%), 강원숲체험장(-35.6%), 춘천숲자연휴양림(-14.4%) 등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지로 인기 있었던 자연‧휴양 관광지에 대한 관심도 줄었다.

    춘천 명동 인근의 닭갈비 식당 관계자는 “항상 관광객이 많은 남이섬의 경우에도 사람들이 춘천에선 구경만 하고 식사는 경기도 가평으로 넘어가서 하니 춘천지역 관광이 실속을 못 챙기는 게 아니냐”며 “레고랜드에 들렀다 식사하러 오는 외지인 관광객이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이전처럼 단체 관광객 예약이 연이어 들어온다거나 하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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