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들 뭐하냐” 캠프페이지 갈등 가열⋯주민 반발 잇따라
  •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시의원들 뭐하냐” 캠프페이지 갈등 가열⋯주민 반발 잇따라

    소양동 주민들, 캠프페이지 개발 지지 성명
    "지역구 의원 동참해 목소리 내줘야" 요구
    시의원들 "개발 찬성. 소통 부족했다" 해명
    반대측 "춘천 전역 고려해 사업 결정해야"

    • 입력 2023.10.06 00:01
    • 수정 2023.10.10 00:06
    • 기자명 최민준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 캠프페이지 개발을 두고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 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춘천시와 지역 주민단체에 따르면 춘천 소양동 주민자치회 등 10여개 단체와 주민들은 지난 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페이지 도시재생 혁신 국가 시범지구 후보지 선정 찬성결의안’을 발표했다. 소양동 주민들이 캠프페이지 개발과 관련해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락병 소양동 주민자치회장은 “캠프페이지 개발의 실마리가 마련돼 반갑고 기쁜 와중에 이를 전면 재검토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시민을 분열시키는 세력에 강력히 경고하며 공원 조성을 운운하는 불필요하고 지겨운 논쟁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특히 지역구 시의원들에 대해 강도 높은 목소리를 냈다.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해야 할 시의원들이 시민단체가 개발을 막아서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 제대로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이날 주민들은 캠프페이지와는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다른 의원들이 시민단체와 함께 ‘개발 재검토’라는 말을 끄집어낼 때 우리 지역구 시의원들은 뭘 하고 있었냐며 지역구 시의원들을 질타했다.

     

    춘천시가 강원도청사 이전 부지로 제안한 춘천 옛 캠프페이지 부지. (사진=박지영 기자)
    옛 캠프페이지 개발 방식을 두고 지역 사회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정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정치인들 모두 우리에게 와선 캠프페이지 개발에 찬성한다지만 겉으로 표현을 안 한다. 그들이 나서면 주민들도 더 힘을 얻었을 것”이라며 “주민들이 의원을 믿고 따를 수 있어야 한다. 자신들의 당위를 펼치지 말고 주민 편에 서서 힘써달라”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발에 소양동을 지역구로 둔 ‘나선거구’ 시의원들도 부랴부랴 해명에 나섰다. 이선영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은 “주민들께서 맞는 말씀 해주셨다. 마을 발전을 위해 캠프페이지 개발을 적극 추진해야 하며 모두 힘을 합쳐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유홍규 국민의힘 시의원은 “캠프페이지 개발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시 집행부에 요구하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과 소통이 부족했다”며 “주민들이 말씀하신 내용 잘 파악해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양동 주민자치회 등은 4일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페이지 도시재생 혁신 국가 시범지구 후보지 선정 찬성결의안’을 발표했다. (사진=최민준 기자)
    소양동 주민자치회 등은 4일 춘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캠프페이지 도시재생 혁신 국가 시범지구 후보지 선정 찬성결의안’을 발표했다. (사진=최민준 기자)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만, 시민단체들도 여전히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오동철 춘천시민사회네트워크 운영위원장은 “춘천시민 전체가 누려야 할 세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며 “캠프페이지 인근만이 아니라 춘천시 전역의 개발과 상권을 고려해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와 같은 주장을 펴고 있는 윤민섭 정의당 시의원(라선거구)은 “춘천시가 장밋빛 청사진만 제시하고 있는 건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며 “섣불리 시작했다가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업비 조달과 인근 부지 매입 방식, 사업성에 대해 주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지역사회 갈등이 커지자 시는 빠르면 이달 개발 관련 기본 구상안에 대한 시의회 의견을 청취하고, 내년 시민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춘천 캠프페이지 개발은 이미 10년 전부터 고민해 왔던 사안”이라며 “공원도 필요하지만, 땅의 가치가 소중하면 더 알맞게 활용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춘천시는 캠프페이지 부지를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인 ‘2023 상반기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후보지에 선정됐다며 약 2조원을 투입해 복합주거용지 개발을 제시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5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