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우유’나 먹을까⋯‘밀크플레이션’ 우려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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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우유’나 먹을까⋯‘밀크플레이션’ 우려 현실로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흰우윳값 인상
    서울우유 시작으로 유업계 도미노 예고
    발효유·요거트 등 유제품 출고가도 껑충
    유업계 “소비자 부담에 인상 폭 최소화”

    • 입력 2023.09.26 00:00
    • 수정 2023.09.26 14:07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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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내달부터 오르면서 유업계가 줄줄이 우윳값을 올리고 있다. 빵, 아이스크림, 커피 등 흰우유를 사용하는 품목들도 연쇄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이른바 ‘밀크플레이션(밀크+인플레이션)’이 본격화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내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흰우유 제품 가격이 3~10% 오른다.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나100% 우유 1ℓ’ 가격을 3050원에서 3200원으로 올린다고 발표하면서 우윳값 도미노 인상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서울우유 1ℓ 제품 가격은 2900원대 후반으로 예상된다.

    남양유업도 최근 편의점업계에 ‘맛있는 우유GT 900㎖’ 가격을 305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이어 매일유업과 동원F&B도 우유와 가공유, 발효유, 치즈 등 국산 원유가 사용되는 제품에 한정해 가격 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유업계는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우윳값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소비자 부담 완화를 위해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7월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음용유용 원윳값은 ℓ당 88원(8.8%) 오른 1084원으로 결정됐다.

    원유가 들어가는 유제품 출고가도 오른다. 편의점 기준 서울우유의 토핑형 발효유 ‘비요뜨’ 가격은 기존 1800원에서 2000원으로 200원(11.1%) 인상된다. 남양유업은 요구르트(5입)를 기존 1000원에서 1200원으로 20% 상향 조정하고, 매일유업도 가공유 5~6%, 발효유·치즈 6~9% 올리기로 했다.

     

    내달부터 흰우유 가격이 3~10% 오를 예정인 가운데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내달부터 흰우유 가격이 3~10% 오를 예정인 가운데 '밀크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문제는 우윳값이 올라가면 흰우유를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덩달아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원윳값 상승 이후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이 최대 20% 오르고, 과자류 가격도 10%대 상승을 보였다. 커피 전문점에서도 우유가 들어가는 ‘라떼’류 메뉴 가격 조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선 수입 멸균 우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격이 국산 우유보다 크게 저렴해서다. 실제 폴란드산 A 멸균 우유는 1750원으로 국산 우유보다 1000원 이상 싸다. 국산 흰우유의 유통기한은 보통 10일 정도지만, 수입 멸균우유는 약 10개월로 유통기한이 길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전망 2023’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우유 수입량은 2021년보다 42% 증가했다.

    한 유업계 관계자는 “원유 가격,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은 물론 포장재, 가공비, 물류비 등 인상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신선도에서 멸균 우유가 일반 우유를 따라갈 수 없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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