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가 어린이?” 내달부터 ‘어른이보험’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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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세가 어린이?” 내달부터 ‘어른이보험’ 사라진다

    각 보험사,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 하향
    금감원, 20~30대 ‘어른이’ 상품구조 개정
    최대 35세까지 가입→15세 대폭 낮아져
    “어린이보험이 무조건 저렴한 것은 아냐”

    • 입력 2023.08.30 00:00
    • 수정 2023.08.31 00:04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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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다음 달부터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대폭 낮춘다. 금융당국이 명칭만 어린이보험일 뿐 어른을 겨냥한 위장상품을 없애겠다며 개선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금 어린이보험이라 불리는 상품은 최대 35세까지 가입할 수 있어 이른바 ‘어른이보험(어린이+어른)’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보험사들은 내달부터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0~35세에서 0~15세로 조정한다. 금융감독원이 어른이보험 퇴출을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금감원은 16세 이상 가입이 가능한 상품에 ‘어린이’ ‘자녀’ 등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는 용어를 쓰지 말라고 보험업계를 압박했다.

    20~30대도 가입할 수 있는 어린이보험이 급증하면서 불합리한 상품 경쟁이 이뤄진 데다 성인보험과 어린이보험 경계마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실제 어린이 연령대에서 발생 빈도가 극히 드문 뇌졸중, 급성심근경색 등 성인 질환 담보까지 특약으로 포함돼 판매된 어린이보험 상품도 있다.

    보험사 대부분은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내놓고 있다. 어린이보험 시장점유율 1위 현대해상은 대표 상품인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 가입 연령을 22세에서 15세로 낮춘다. 삼성화재는 0세부터 30세까지 가입이 가능했던 ‘자녀보험 마이 슈퍼스타’ 상품의 가입 연령을 0세부터 15세까지로 변경하고 어린이 특화 담보를 추가했다.

     

    춘천지역 손해보험사 관계자가 어린이보험을 설명하고 있다. 주요 보험사들이 내달부터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하향한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지역 손해보험사 관계자가 어린이보험을 설명하고 있다. 주요 보험사들이 내달부터 어린이보험 가입 연령을 하향한다. (사진=MS투데이 DB)

     

    그동안 어린이보험은 암·뇌·심장질환 등 3대 질병을 비롯한 종합 보험 보장 항목을 그대로 보장하면서도 가격이 20%가량 저렴해 인기를 끌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5대 보험사(메리츠화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지난해 어린이보험 신규 계약 건수는 113만6888건으로 2018년보다 44% 증가했다.

    보험사들은 어린이보험 제도 변경을 앞두고 막바지 ‘절판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어린이보험이 무조건 성인보험보다 유리한 것은 아니다. 본지가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보험슈퍼마켓 보험다모아’에 접속해 보험료와 보장내용을 비교해 본 결과, 한 보험사는 보장이 흡사한 상품(20세 기준)에서 어린이보험이 어른보험보다 월 4000원가량 비쌌다.

    한 보험사 춘천지점 설계사는 “지난 3~4년간 20대 고객 가운데 절반 이상은 어린이보험에 가입할 정도로 인기가 많았던 것은 맞지만, 어린이보험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필요한 보장내용을 잘 확인하고 보험료가 저렴한 상품을 고르는 게 가장 좋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어린이보험 등 상품 구조 개선을 위한 감독행정에 나서고 있으며, 절판 마케팅 등 불건전 영업행위가 발생하지 않게 내부통제 강화를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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