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에 업종 바꿨다” 춘천 수산업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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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오염수 방류에 업종 바꿨다” 춘천 수산업계 울상

    일본, 24일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
    삼천동 한 일식당 매출 급감에 업종 변경
    횟집 사장들 “앞으로가 더 걱정”
    방사능 검사 결과 실효성 의문 제기

    • 입력 2023.08.25 00:02
    • 수정 2023.08.30 00:18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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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은 없고, 물고기는 죽어가니 업종을 빨리 바꾸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개시한 가운데 춘천지역 수산물 판매업 종사자들이 생계 불안을 우려하고 있다.

    이날 횟집 등 관련 상권에 따르면 오염수 방류 여파가 수산물 거부 현상으로 이어져 손님이 줄고 있다. 이미 매출이 뚝 떨어져 업종을 변경한 가게마저 나오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춘천 삼천동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던 구모씨는 지난달 백반집으로 업종을 바꿨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결정된 후부터 매출이 80% 가량 급감하면서 생계까지 위협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씨는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뉴스가 나온 뒤로부터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신선도가 중요한 생선은 죽어가니 도저히 운영할 수 없었다”며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최소 몇 달간 매출은 더 떨어질 게 뻔해 고심 끝에 업종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24일 춘천의 한 횟집. 이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춘천지역 수산업계 종사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24일 춘천의 한 횟집. 이날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춘천지역 수산업계 종사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다른 횟집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날 본지가 찾은 횟집들은 한창 손님들로 붐빌 점심시간인데도 좌석이 텅 비어있었다. 횟집 사장들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경영이 완전히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전 오염수 방류라는 악재를 만났다며 울상이었다.

    퇴계동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손님들이 점심시간보다는 저녁에 횟집을 찾지만, 점심에도 이렇게까지 손님이 없었던 적이 있나 싶다”며 “오염수 방류가 정말 시작됐다는 소식을 듣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뉴스를 유심히 보던 다른 가게 주인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오는 단골손님도 있지만, 최근 매출이 20% 정도 줄어든 게 사실”이라며 “며칠 사이에 우스갯소리로라도 ‘먹어도 안전한 거죠’라는 질문을 몇 차례 받았다”고 했다.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자 정부는 수산물 소비 진작에 역량을 집중하고 피해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관련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강원특별자치도는 도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동해안 수산물 방사능 검사 결과를 매일 공개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료 수거와 배달, 검사 등 절차에 반나절 이상이 걸리다보니 해당 수산물이 이미 식탁에 오른 뒤여서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강원자치도는 조만간 방사능 검사 장비 2대를 더 들여 내달 중순부터는 현장 인근에서 검사를 진행할 예정이나 검사 대상 표본이 적은 데다 인력도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다.

    시민들 역시 오염수 방출 이후 해산물을 섭취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마트 수산물 코너에서 만난 30대 주부 박모씨는 “아이들도 먹는 반찬으로 생선 요리를 하기에는 꺼림직해 당분간은 먹지 않을 것 같다”며 “매일 표본검사를 한다고 해도 불안감이 크게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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