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윳값, 휘발유 역전할라⋯춘천서 격차 60원 주유소 등장
  • 스크롤 이동 상태바

    경윳값, 휘발유 역전할라⋯춘천서 격차 60원 주유소 등장

    춘천지역 경윳값 ℓ당 1632원
    휘발윳값과 가격 차이 110원뿐
    산업용 연료로 수급 불안 더 커
    생계형 경유차 운전자들 시름

    • 입력 2023.08.24 00:01
    • 수정 2023.08.27 15:10
    • 기자명 진광찬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춘천지역 휘발유와 경유 평균 가격 차이가 ℓ당 110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기름값이 걷잡을 수 없이 오르는 가운데 산업용 연료인 경유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가파르게 뛴 영향이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하반기 중 휘발유·경유 가격 역전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3일 기준 춘천지역 평균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각각 ℓ당 1742원, 1632원이다. 기름값은 지난달 초부터 6주째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경유 가격 상승 폭이 심상찮다. 지난달 첫째 주는 1369원으로 19.2%나 뛰었다. 같은 기간 휘발윳값(1580원)이 10.3% 오른 데 비하면 상승폭이 2배 가까이 컸다. 이런 추세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 차이는 ℓ당 110원까지 줄었다. 동내면에는 가격 차이가 60원대로 좁혀자 주유소도 나왔다. 지난달 초만 해도 가격차가 200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한달 새 크게 줄은 것이다.

    국제경유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OPEC+ 주요 회원국의 원유 감산 속에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불확실성을 키운 영향이다. 게다가 경유는 휘발유와 달리 디젤 차량 연료뿐 아니라 선박, 발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업 용도로 활용된다. 상대적으로 널리 쓰이다보니 수급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고, 결국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23일 춘천의 한 주유소.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 차이가 ℓ당 90원대까지 좁혀졌다. (사진=진광찬 기자)
    23일 춘천의 한 주유소. 휘발유 가격과 경유 가격 차이가 ℓ당 90원대까지 좁혀졌다. (사진=진광찬 기자)

     

    국제유가는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유가 상승분은 한 달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되는데 올해 말 평균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뛰어넘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을 역전하는 현상은 이례적이다. 통상적으로 경유 유류세가 휘발유보다 낮아 시중 가격이 더 저렴하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최근 유류세 인하 조치로 휘발유 25%, 경유 37%를 적용하면서 빠지는 유류세도 휘발유가 615원으로 경유 369원보다 훨씬 크다.

    정부는 국내 기름값이 무섭게 오르자 이달 말까지였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했다. 하지만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기름값은 여전히 오름세다. 경유차 운전자들은 더하다.

    경유 승용차를 운전하는 장모(33)씨는 ”한때 경유가 서민 연료라고 해서 기름값좀 아끼겠다고 구매했는데 작년처럼 경윳값이 휘발유 가격을 넘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트럭을 몰고 있는 김모(45)씨는 “2021년에는 요소수 파동을 겪었고, 지난해에는 경윳값이 2000원을 넘었던 악몽이 남아 있다”며 “경유 가격은 생계와 직결된 만큼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기사를 읽고 드는 감정은? 이 기사를
    저작권자 © MS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4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