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만원 준대도 안 사요”⋯춘천 수소차 보급률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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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00만원 준대도 안 사요”⋯춘천 수소차 보급률 ‘뚝’

    춘천시 수소차 보조금 남아돌아
    보급률 100%던 3년 전과 딴판
    보조금 축소·충전가격 인상 원인
    인프라 부족·모델 한정도 지적

    • 입력 2023.08.22 00:02
    • 수정 2023.08.26 00:02
    • 기자명 진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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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전기차(수소차) 인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올해 춘천시 보조금이 남아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소차를 구매하면 여전히 찻값의 절반가량을 지원해 주지만, 충전 요금이 가파르게 오른 데다 차종도 한정적이라 소비자들의 눈 밖에 났다는 평가다.

    21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올해 춘천시가 지급하는 수소차 구매 보조금을 받고 출고된 차량은 18대다. 이는 당초 목표 대수(100대)의 18%에 불과한 수치다.

    수소차 인기는 지난해부터 시들해지기 시작했다. 춘천시 수소차 보급률은 2020년 100%(모집·보급 351대), 2021년에는 목표 대수(모집 435대·보급 499대)를 초과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보급률이 70%(295대 모집·205대 보급)대로 뚝 떨어진 데 이어 올해는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민들이 수소차를 외면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먼저 구매자들이 받을 수 있는 보조금이 매년 줄고 있다. 올해 춘천시 수소차(현대 넥쏘) 보조금은 3450만원으로 3년 전인 2020년(4250만원)과 비교해 800만원이나 줄었다. 신형 넥쏘 판매가격이 695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반값 수준에 차량을 구매할 수 있지만, 2~3년 전 만 해도 소비자가 내는 돈보다 보조금이 더 컸던 만큼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21일 춘천휴게소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1㎏을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21일 춘천휴게소 수소충전소에서 수소 1㎏을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진광찬 기자)

     

    또 수소 충전가격이 올라 연료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퇴색됐다. 현재 춘천동내 충전소와 춘천휴게소 충전소는 수소 1㎏을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넥쏘는 1대당 기체 수소가 최대 6.33㎏ 들어가며, 완충 시 609㎞를 달릴 수 있다. 1㎏당 96.2㎞를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1㎞당 비용을 단순 환산하면 약 103원으로 휘발유 차량 연비와 큰 차이가 없다.

    충전 인프라도 여전히 부족하다. 수소 충전소는 제한적이라 주유소와 달리 24시간이나 셀프 충전소가 없어 매번 충전소를 찾아다녀야 한다. 주요 차종들은 통상적으로 5~6년 주기로 완전 변경(풀체인지) 모델을 내놓는 데 반해 넥쏘는 2018년부터 풀체인지 없이 매년 같은 디자인이라 매력도 떨어진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소차주 최모(43)씨는 “수소차 구매 초기에는 충전소가 부족해 하남까지 원정 충전을 다니고, 지난해에는 수소 대란까지 일어 꾸준히 스트레스를 받아 왔다”며 “충전가격도 1㎏당 5000원까지 떨어진다는 소식에 구매했는데, 최근 1만원에 육박해 수소차를 구매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시 기후에너지과 관계자는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수소를 가져오는 게 아니다 보니 운송비가 많이 들고 원가도 많이 올라 수소 충전가격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충전가격이 오르고 수소차 신차 출시가 없다는 점 등 복합적인 이유로 인기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 lightchan@mstoday.co.kr]

    [확인=김성권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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