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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공기관의 성과급은 애먼 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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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공공기관의 성과급은 애먼 돈인가

    • 입력 2023.08.21 11:55
    • 수정 2023.10.18 09:47
    • 기자명 엠에스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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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특별자치도 전경. (사진=MS투데이 DB)
    강원특별자치도 전경. (사진=MS투데이 DB)

    성과급이란 문자 그대로 성과를 기준으로 지급되는 임금이다. 주어진 일에서 일정한 성과를 일궈냈을 때 업무 기여도나 지위에 따라 지급하고, 성과가 없다면 지급하지 않는다. 일반 기업에선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당연하게 여겨지는 경영 원칙이다.

    그런데 이 성과급이 공공기관에 오면 전혀 다른 성격으로 둔갑한다. 성과가 있든 없든, 사업에 적자가 나든 말든 지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고정급이 된다. 성과급이 예산에서 나오다 보니 애먼 돈 정도로 여기는 것이다.

    강원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최근 3년간 정기 감사를 실시해 발표한 내용을 보면 도내 공공기관이 성과급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도내 5개 의료원은 지난해 큰 적자를 기록했다. 속초(90억) 원주(89억) 삼척(78억) 강릉(69억) 영월(59억) 의료원 등 예외가 없다. 지금까지 누적 적자를 합치면 750여억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원주 삼척 속초 영월 의료원은 의사 14명에게 8억3,407만원을 성과급으로 부적정 지급했다. 목표에 미달하면 급여에서 차감해야 함에도 차감하지 않거나, 애초부터 목표액을 터무니없이 낮게 설정하거나, 성과급 단가를 지나치게 높게 잡는 등의 방식으로 과다 지급했다는 것이다.

    이들 의료원의 ‘묻지마 성과급’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강원자치도내 5개 의료원은 2013년 당시 270억원의 빚을 지고 있으면서도 31억원의 성과급을 받아 챙긴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그로부터 꼭 10년이 지났는데 개선은커녕 상황이 더 나빠진 것이다.

    물론 공공의료원의 어려운 처지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지방 의료기관의 경영난은 누구의 잘잘못이라기보다 사회 구조적 현상이 먼저다. 병원은 있으되 환자는 줄고, 일하려는 의사도 없는 게 지방소멸이 운위되는 시대 나타나는 현상이다. 올해 초 속초의료원에서 연봉 4억원을 제시하고도 의사를 구하지 못해 2차 3차 채용공고를 내야했던 사례가 상징적이다. 있는 의사 떠나고 오는 의사 없어서 생기는 의료공백의 불행은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원칙과 규정을 무시하면서 막무가내로 의사를 붙잡으려 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규정이 현실에 맞지 않다면 규정을 개선해서라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

    원칙이 무너지면 기강이 무너지고, 기강이 무너지면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게 된다. 강원문화재단·강원문화재연구소·강원테크노파크·강원일자리재단·강원경제진흥원은 음주운전으로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거나, 자기들끼리 나눠먹기식으로 배분했다고 한다. 공공기관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것은 이제 시급한 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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