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여행 너무 비싸”⋯제주처럼 관광객 끊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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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여행 너무 비싸”⋯제주처럼 관광객 끊길라

    제주 관광객 감소, 서비스업 위축으로
    강원 3년 만에 서비스업 생산 역성장
    해외 여행 늘고 물가 만족도 떨어져
    춘천, 강릉 등 관광 소비 감소 본격화

    • 입력 2023.08.14 00:02
    • 수정 2023.08.18 00:04
    • 기자명 권소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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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이 비싼 물가에 불만족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특별자치도 내 관광산업 생산액 역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원자치도가 높은 관광지 물가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어진 제주도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강원지역은 2분기 소매 판매가 1.2% 늘었으나 서비스업 생산이 0.3% 줄었다. 그만큼 지역 내 서비스 소비가 위축됐다는 의미다. 전년대비 서비스업 생산지수가 떨어진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각심이 극에 달했던 2021년 1분기(-0.2%)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강원 지역 관광객이 줄어드는 첫번째 이유로 비싼 여행지 물가를 꼽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2 국민여행조사’에서 숙박 여행 시 관광지 물가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강원지역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8.2점으로 도 단위 지역 중 경기(67.3점)에 이어 가장 낮았다. 제주(69.9점)보다도 물가 만족도가 낮게 나타났다.

    아무리 좋은 관광지라도 높은 물가로 외면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는 제주도다. 올해 2분기 제주특별자치도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1.7%, 소매 판매는 7.4% 감소했다. 최근 제주도 대신 일본과 동남아로 향하는 관광객이 많아지며 관광 소비가 줄어든 영향이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제주도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 수는 109만2161명으로 1년 새 14.5% 감소했다.

    강원지역 역시 관광 수요 감소를 우려할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이 가능한 강원지역으로 국내 관광 수요가 몰리면서 한동안 관련 지표가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 2분기 들어 숙박‧음식점업 서비스 생산이 전년대비 4.9% 감소했다. 2021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해외여행 재개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관광지의 높은 물가 역시 원인으로 꼽힌다.

    고물가에 국내 여행 수요가 줄면서 올해 상반기 춘천지역 관광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고물가에 국내 여행 수요가 줄면서 올해 상반기 춘천지역 관광 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MS투데이 DB)

    춘천에서도 1박에 수십만원짜리 풀빌라 등 숙소가 운영 중이며, 외곽지역 대형 카페의 경우 음료 한잔에 8000원이 넘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역 내 일부 골프장의 경우 짧은 기간 내 그린피와 캐디피를 급격히 올려 골프를 목적으로 방문한 여행객들의 불만도 쌓여왔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을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춘천으로 유입된 외지 관광객은 3.6% 늘긴 했지만, 숙박 방문자 비중이 1.7% 줄며 체류 시간도 9% 감소했다. 이로 인해 관광 관련 소비도 0.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봤던 강릉의 경우 같은 기간 관광 소비가 1.7% 감소했다.

    강원특별자치도는 관광지 물가 안정을 위한 각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를 ‘여름 휴가철 물가 안정 대책 집중 기간’으로 지정하고 상인회 등과 함께 주요 피서지 현장 점검에 나섰다.

    탁연미 강원자치도 경제정책과장은 “관광객들이 즐거운 휴가를 보낼 수 있도록 물가안정 및 소비자 피해 예방 캠페인과 현장점검 등을 통해 건전한 상거래 질서 확립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다시 찾고 싶은 강원특별자치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관광지 주변 상인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권소담 기자 ksodamk@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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