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도 소용 없어” 원룸촌 쓰레기 불법 투기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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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속도 소용 없어” 원룸촌 쓰레기 불법 투기로 몸살

    건너편 집하장 있지만, 불법 투기 여전
    여름철 악취로 인근 주민 고통받아
    시 “모든 집하장 단속하는 데 한계”

    • 입력 2023.07.03 00:02
    • 수정 2023.07.04 09:51
    • 기자명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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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강원대학교 공대 근처 원룸촌이 불법 투기된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단속 건수가 매년 늘어나고 있음에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 주민들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강원대학교 공대쪽문 근처 원룸촌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가 쌓여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강원대학교 공대쪽문 근처 원룸촌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가 쌓여있다. (사진=이종혁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7시. 강원대학교 공대쪽문 근처 원룸촌 골목길은 버려진 쓰레기로 가득했다. 각종 쓰레기봉투와 컵라면 용기, 심지어 옷걸이까지 버려져 있었다. 음식물쓰레기에 벌레가 들끓고 있기도 했다. 이곳은 쓰레기 집하장이 아니기 때문에 모두 불법 쓰레기 투기로 단속 대상이다.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불법 투기 적발시 과태료 100만원 이하 부과’라는 경고 문구가 적혀있었다. 

    취재진이 효자동 인근 원룸촌을 20분간 다니며 발견한 불법 투기 장소는 5곳이다. 모두 원룸 바로 앞 전봇대나 가로등 아래 쓰레기를 쌓아두었다. 불법 투기지역 인근 주민 이모(57)씨는 “수년 전부터 쓰레기 배출 장소가 아니라는 현수막과 표지판까지 내걸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며 “오죽했으면 쓰레기를 덜 버리지 않을까 하고 화분을 갖다 놓았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취재진이 강원대 공대 인근 원룸촌을 20분간 다니며 발견한 쓰레기 불법 투기 장소. (사진=이종혁 기자)
    취재진이 강원대 공대 인근 원룸촌을 20분간 다니며 발견한 쓰레기 불법 투기 장소. (사진=이종혁 기자)

    근처에 정식 쓰레기 집하장이 없는 것도 아니다. 불법 투기 장소에서 강원대 공대쪽문 방향으로 300m 정도만 걸어가면 분리수거장이 있었다. 강원대 공대 근처에 자취하는 이모(26)씨는 “쓰레기를 버리려면 길을 건너야 하는데 신호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고 귀찮다 보니 원룸 앞에 남들이 버리는 것을 보고 따라 버리게 된다”고 말했다.

    집하장이 아닌 곳에 불법 투기된 쓰레기는 수거 업체가 바로 수거해 가지 않는다. 주민들이 쓰레기 불법 투기를 신고해도 처리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가 걸린다. 춘천시가 불법 투기 신고를 접수하면 자진 수거하라는 경고장을 붙이고 일주일간을 자진 수거 기간으로 두기 때문이다. 자진 수거되지 않으면 그제야 쓰레기 수거 차가 와서 수거해 간다.

    오랫동안 방치된 쓰레기는 여름철 습한 날씨와 무더위에 악취가 심해져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시는 쓰레기 불법 투기 근절을 위해 집하장 지킴이 사업과 집중 단속의 날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효과가 없다. 시가 불법 투기를 단속한 건수를 보면 2020년 1025건에서 2021년 1204건, 지난해 1645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올해는 6월까지 벌써 815건 단속했다.

    주민들은 쓰레기를 무단투기한 사람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을 강화해야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춘천시의 단속 방법이 너무 느슨하다는 것이다. 이택준 춘천시 자원순환과 주무관은 “쓰레기 불법 투기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올해부터 매주 셋째 주 수요일을 불법 투기 집중 단속의 날로 정해 야간에도 순찰을 돌고 있지만 모든 집하장을 단속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시민들을 명예단속원으로 위촉해 단속 지원이나 홍보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혁 기자 ljhy070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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