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최저" 엔화 하락에 일본 여행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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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년 만에 최저" 엔화 하락에 일본 여행 수요 급증

    원·엔화 환율 100엔당 800원대까지 하락
    ‘엔저 현상’에 일본 찾는 지역민들 증가
    은행 환전 늘고 시세 차익 노리는 이들도
    여권 발급 건수도 전년보다 3.6배 증가

    • 입력 2023.06.22 00:01
    • 수정 2023.06.23 08:07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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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화 환율이 8년 만에 가장 낮게 떨어지면서 일본 여행 수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원·엔화 환율이 지난 19일 오전 100엔당 897원까지 하락했다. 엔화 가치가 80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21일 오전 기준 원·엔화 가격은 100엔당 912원으로 이틀에 걸쳐 다시 상승했지만, 여전히 900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4월 100엔당 1000원까지 올랐던 엔화 가치가 두 달 새 급격히 하락했다.

    엔화 가치가 8년 만에 최저를 기록하며 일본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춘천 교동에 거주하는 신석훈(26)씨는 최근 일본으로 가는 항공권 예약을 마쳤다. 30만원대 항공료로 해외를 나갈 수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같은 금액으로 현지에서 더 많은 돈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씨는 “불매운동, 오염수 때문에 일본 여행이 꺼려졌는데 최근 주변에서 괜찮다는 얘길 많이 들어서 간만에 해외여행을 계획했다”며 “타이밍 맞게 엔화도 싸게 환전해 풍족하게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여행을 위해 100만원을 환전했다. 원·엔화 가치가 890원대까지 떨어졌을 당시 환율우대율 90%를 적용하는 은행을 이용했다면 받는 금액은 11만2000엔이다. 엔화 가치가 950원대에 형성됐던 지난달과 비교해 한화로 약 7만원을 아낄 수 있다.
     

    원·엔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지며 지역민들의 여행 수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원·엔화 환율이 100엔당 800원대까지 떨어지며 지역민들의 여행 수요에 불을 지피고 있다. (사진=MS투데이 DB)

    ‘엔저 현상’에 당장 여행 계획이 없는 이들이 환전으로 차익을 노리는 경우도 등장했다. 회사원 전모(30)씨는 “아직 여행 계획을 확정한 건 아닌데 쌀 때 미리 환전해놓으면 손해는 안 볼 것 같다”며 “800원대까지 떨어진 걸 보면 환전 수수료를 감안해도 훨씬 이득”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지역민들의 여행 수요가 많이 증가한 가운데 엔저 현상이 이어지며 여행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춘천시민의 여권 발급 업무를 담당하는 강원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1~6월까지 강원자치도청 민원실에 접수된 여권 신청 건수는 1만6002건으로 전년 동기(3490건) 대비 3.6배 증가했다. 특히 엔화 환율 하락이 시작된 올해 5월 여권 발급 건수는 2603건으로 전월 대비 226건 증가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최근 한일 관계 개선과 일본 노선 회복세로 일본을 찾는 여행객들이 급증하고 있다”며 “여기에 엔화 가치 하락까지 더해져 일본이 동남아 같은 가성비 여행의 성지로 떠오르며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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