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가수입니다” 스물둘 대학생 김수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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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가수입니다” 스물둘 대학생 김수림씨

    작가 겸 가수로 활동하는 대학생 김수림씨
    ‘모먼트’라는 예명으로 도서 및 음원 발매
    지난해 발매한 도서로 베스트셀러 오르기도
    “힘든 일 있었지만 낙담하기엔 청춘 아까워”

    • 입력 2023.06.21 00:01
    • 수정 2023.09.07 11:32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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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하는 작가이자, 글 쓰는 가수입니다.”

    낮에는 또래들과 함께 교정을 거닐다가 저녁엔 펜과 마이크를 잡는다. 대학생 김수림(22)씨의 얘기다. 한림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그는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로 시-희곡 부문 베스트셀러에 든 2년 차 작가이자 음원을 발매한 가수이기도 하다.

    김씨는 어릴 적부터 친구들을 모아 춤과 노래를 즐기며 가수 그룹을 결성할 정도로 예술 활동에 많은 관심이 있었다. SNS와 같은 개인 공간에 주기적으로 소설이나 시를 적어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학교폭력에 시달려 우울한 학창 시절을 보내다 우연한 계기로 예술의 길로 접어들었다. 골목 사진관을 지나치다 하나같이 미소 짓고 있는 영정사진 속 사람들을 보았고, 죽음을 앞둔 순간에도 웃음을 띤 이들을 보며 매 순간을 즐기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슬퍼하거나 화내며 보내기엔 청춘이 너무 아깝다”는 김수림씨를 만나 얘기를 들었다.
     

    작가 겸 가수로 활동 중인 대학생 김수림(22)씨. (사진=최민준 기자)
    작가 겸 가수로 활동 중인 대학생 김수림(22)씨. (사진=최민준 기자)

    Q. 대학에 다니면서 여러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한림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하고 있는 21학번 대학생입니다. 현재는 잠시 휴학한 상태긴 하지만요. 학업과 예술 활동을 병행하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이 또한 성공을 향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힘들다는 건 잘하고 있다는 증거니까요. 학과 친구들이 항상 응원해 주고 든든한 편이 돼줘 고마울 따름입니다.

    Q. 작년에 책을 출판하셨다고요.

    네 명의 다른 작가님들과 공동으로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라는 시집을 출판했어요. ‘안녕’을 주제로 각자의 이야기와 시를 담았죠. 다행히 반응도 좋았습니다. 예스24에서 시-희곡 부문 베스트셀러 탑 100에 진입하기도 하고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책에 관한 광고도 걸렸죠. 독자들 대상으로 북토크도 진행했는데 50명이 정원인 공간에 70명 넘게 찾아오실 정도였어요.

    책의 인기가 사그라들 즘엔 영풍문고의 ‘숨은 보물 같은 책’이라는 코너에 뽑히기도 했어요. 사람들에게 잊혀가는 책을 다시금 소개해 주는 건데 덕분에 더 오래 독자들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김수림씨를 비롯한 다섯 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출판한 시집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사진=본인 제공)
    지난해 김수림씨를 비롯한 다섯 명의 작가가 공동으로 출판한 시집 '안녕이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사진=본인 제공)

    Q. 출판 과정이 궁금해요.

    SNS에 자유롭게 글을 써 연재하고 있었어요. 반복하다 보니 도서 출간에 대한 욕심도 생겼습니다. 그때 ‘꿈공장플러스’라는 출판사에서 공저 출간을 위한 작가들을 모집했어요. 작가 5명을 뽑아 공동으로 시집 한 편을 낼 수 있게 해준다더라고요. 그래서 그동안 써 온 작품 10개를 보내 신청했죠. 얼마 안 가 신청자가 70명이 넘는다는 말을 듣고 반쯤 포기 상태였는데 운 좋게 선발됐고 책까지 출판할 수 있었습니다.

    Q. 책을 여러 권 내셨던데요.

    지금까지 총 다섯 권을 출판했는데 데뷔작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데뷔작은 ‘느릿하나 꽃도 피더라’라는 책인데요.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추억을 담은 수필이에요. 어릴 때 할머니랑 잠깐 같이 살았거든요. 제가 13살 때 돌아가셨는데 몸이 안 좋으실 때도 항상 든든한 제 편이셨어요. 힘든 일이 있을 땐 할머니 곁에서 몰래 울다 오고는 했죠. 그럴 때마다 할머니가 제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잘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그 덕에 다시금 이겨낼 힘이 생기기도 했어요. 할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책입니다.

    Q. 어린 나이에 작가가 되셨어요.

    저는 사실 ‘죽지 못해 살아갔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비관적인 10대 시절을 보냈습니다. 그러고는 20살이 시작되던 1월, 우연히 한 사진관 앞에서 ‘영정사진’을 봤어요. 영정사진 속 사람들은 슬퍼하거나 화내는 모습이 아니라 늘 미소를 짓고 있죠. 참 놀랐습니다. 죽음을 앞둔 이들의 미소를 보며 새 청춘을 시작하는 내가 슬픈 표정을 하고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어릴 적 꿈이던 작가와 가수 활동을 시작했죠.

    지난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올라간 김수림씨의 책. (사진=본인 제공) 
    지난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올라간 김수림씨의 책. (사진=본인 제공) 

    Q. 작가가 되고 나서 생각나는 사람이 있나요?

    처음에는 학창 시절 저를 괴롭혔던 애들에게 잘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고등학교 때 괴롭힘을 무척 심하게 당해 자퇴했었거든요. 자퇴서를 쓰러 간 날 아빠께서 눈물 흘리시는 모습에 꼭 성공하고 잘 살겠다고 다짐했죠. 그래서 여전히 기억에 남아요.

    그룹 ‘뉴진스’의 민지도 떠오릅니다. 못 믿으실 수도 있지만 민지가 춘천 출신인데 저랑 같은 동네에서 자랐거든요. 저보다 두 살 어렸는데 초등학교와 학원도 같이 나왔죠. 당시 그 친구는 춤추거나 노래를 좋아한다기보단 공부를 열심히 하는 예의 바른 아이였어요. 근데 몇 년이 지나고 TV에서 민지를 본 거예요. 잊고 있던 친구가 성공해서 가수가 된 모습은 저 역시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동기부여를 줬습니다.

    Q. 음원도 발매하셨다고요?

    앞서 말씀드렸듯 어릴 적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게 좋았습니다. 그래서 노래도 한 번 해보자 싶었죠. 데뷔곡인 ‘청춘’(Youth)을 비롯해 제 추억이 담긴 여러 노래를 발매했습니다. 최근엔 스스로에게 만족하기도 어렵고 쉬는 것조차 죄책감이 드는 날들을 위로하고자 ‘트로피칼 하와이안’이라는 노래도 만들었어요.
     

    김수림씨는 개인 음원을 발매하는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김수림씨는 개인 음원을 발매하는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Q. 여러 활동을 동시에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저는 슬퍼하거나 화내기에는 제 청춘이 너무 아깝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산다고 해도 노력에 대한 보상을 못 받을 수 있지만, 그래도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으니까요. 저는 원래 사람과 어울리기 좋아하고 관심받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제 활동들이 사람들에게 위로가 된다면 좋겠어요.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제 글을 통해 제 과거와 현재에 대해 기록하면서 또 누군가에 대한 기억을 함께 남겨가고 싶어요. 음악 역시 꾸준한 작곡과 악기 공부로 많은 이들에게 여운이 남는 존재가 되겠습니다. 좋은 가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처럼요. 앞으로 보여드릴 행보와 성장들이 저를 응원하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도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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