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를 해도 외국에서⋯" 취업난에 '워킹홀리데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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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거지를 해도 외국에서⋯" 취업난에 '워킹홀리데이' 열풍

    지역 청년들, 워킹홀리데이 신청 활발
    취업 공백 만들지 않고 해외 경험 목적
    호주·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가 큰 인기
    재외동포청 “매년 수요 증가 중” 추측

    • 입력 2023.06.19 00:02
    • 수정 2023.06.23 08:08
    • 기자명 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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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에서 대학을 나온 김모(28)씨는 얼마 전 캐나다로 가는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했다. 대학 졸업 후 곧바로 취업에 성공하지 못하며 공백 기간이 발생했고, 기업들에서 이런 공백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캐나다 현지 식당에서 일하는 돈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영어도 배우고 올 예정”이라며 “어차피 한국에 있어도 아르바이트하고 잡무나 할 텐데 같은 설거지라도 외국에서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지역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들 사이에서 워킹홀리데이 바람이 불고 있다. 코로나 19에 따른 해외 입국 규제 완화와 국내 취업난에 워킹홀리데이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외교부 재외동포청 산하 용역기관인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에 따르면 올해 1~3월 호주·캐나다 등 영어권 국가로 워킹홀리데이를 위한 비자를 신청한 청년이 1만명을 넘어섰다.

    워킹홀리데이는 해외여행 중인 청년이 방문국에서 임금을 받고 일할 수 있도록 특별히 허가해주는 관광 취업 비자를 말한다. 일반 관광 비자로 현지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워킹홀리데이 협의를 통해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현재 우리나라와 워킹홀리데이 협력을 맺은 국가는 호주, 일본 등 24개국이다. 워킹홀리데이를 위해 외국에 나간 청년들은 일반적으로 1년간 현지 업체에서 근무하며 현지 생활을 체험한다.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대학생들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워킹홀리데이'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대학생들이 해외에서 근무하는 '워킹홀리데이'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국가들은 매년 각 100~1만명가량의 인원으로 입국자를 제한하고 있지만, 호주의 경우 규모 제한이 없고 영어를 배우기 수월해 청년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같은 영어권 국가인 캐나다 역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1만6000명의 한국 청년들이 방문했으며 지난달 국가 간 추가 협정을 통해 연간 모집 인원을 4000명에서 1만2000명으로 확대했다.

    춘천 한림대를 졸업한 직장인 황주원(27)씨는 대학 시절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왔다. 황씨는 “호주는 우리나라보다 최저시급이 비싸 음식점 서빙 업무를 해도 벌어들이는 돈이 더 많았다”며 “그만큼 물가가 높긴 했지만 조금만 아끼면 돈도 훨씬 빨리 모였고 취업 준비를 할 때 이력서에 해외 경력도 적을 수 있어 유용했다”고 말했다. 

    호주 관광청에 따르면 호주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일자리는 바리스타, 웨이터 등으로 유학생의 경우 일주일에 최대 48시간 근무할 수 있다. 호주의 최저시급이 한화로 1만8640원(15일 오후 4시 기준)인 점을 고려할 때 최대 근무시간을 채울 경우 1년에 4650만원을 벌 수 있다. 다음 달부턴 최저시급이 2만원까지 인상돼 금액은 더욱 늘어난다. 똑같이 일했을 때 국내에서 버는 금액은 2400만원이다.    

    황진운 한림대 취업진로지원센터 컨설턴트는 "학교에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따로 관리하지 않음에도 관련 문의를 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주로 취업 스펙이나 문화 체험에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 관계자는 “2021년까지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가지고 다른 나라에 입국하기 어려웠다”며 “각 나라에서 신청자를 따로 종합해 정확한 규모를 알 순 없지만, 지난해부터 제한이 풀려 신청 수요가 늘어났고 올해 들어 더 증가한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최민준 기자 chmj0317@mstoday.co.kr]

    [확인=한상혁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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